[오!쎈 테마] '타이틀 탈환' 토종 타자 자존심 지켰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10.09 05: 55

올 시즌을 앞두고 KBO 리그는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등 대표 선수들의 이탈로 타자들의 명예 유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앞섰다.
지난해도 에릭 테임즈(NC)가 타율, 득점, 장타율, 출루율 4관왕에 오르며 토종 타자들을 제치고 1루수 골든글러브를 가져갔다. 역대 최초 4년 연속 홈런왕과 함께 3년 연속 홈런-타점 타이틀을 거머쥔 박병호마저 KBO 리그를 떠나면서 올해 타격 타이틀은 테임즈의 독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테임즈는 시즌 타율이 20위(.321)에 그치는 등 지난해와 같은 페이스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홈런 공동 1위(40개), 장타율 1위(.679)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시즌 막판 음주운전 징계로 잔여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기록이 멈췄다. 남은 자리는 토종 타자들의 귀환이었다. 최형우(삼성)와 김태균(한화)을 양대 산맥으로 한 토종 타자들이 올해 자존심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최형우는 올해 폭발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는 지난 8일 기준으로 올 시즌 138경기 195안타(31홈런) 144타점 99득점 타율 3할7푼6리를 기록했다. 삼성이 8일 모든 경기를 마친 가운데 타율 1위, 타점 1위를 확보했다. 최다안타에서도 이대형(kt)이 9일 5안타를 치지 못한다면 단독 선두가 된다.
KBO 리그 역대 4번째로 3년 연속으로 30홈런-100타점을 동시 달성한 최형우는 2011년 홈런, 타점 1위를 기록했을 때처럼 위력적인 타격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렸다. 장타력과 득점력에 최다안타라는 정확성까지 갖추면서 리그 최고의 타자로 복귀했다. FA를 앞두고 있어 대어 중에서도 초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김태균은 올 시즌 출루율(.475)에서만 리그 타이틀을 따냈지만 타율, 최다안타, 타점 2위, 볼넷 1위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 타자의 명예를 지켰다. 올 시즌 성적은 144경기 193안타(23홈런) 136타점 94득점 타율 3할6푼5리. 리그 최고 연봉(16억 원)을 받는 타자인 만큼 기대가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전 경기를 출장하는 꾸준한 체력으로 올 시즌 팬들의 마음을 돌렸다.
최정(SK)은 홈런 부문에서 테임즈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았다. 최정은 시즌 최종전이었던 8일 삼성전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터뜨리면서 데뷔 첫 40홈런 고지에 오르는 동시에 홈런 공동 선두를 기록했다. 최정은 KBO 사상 첫 40홈런-100타점을 동시 달성한 토종 3루수가 됐다. 이 밖에도 타격에서 김재환(두산), 구자욱(삼성) 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매년 외국인 타자들이 새로 KBO 리그에 입단할 때마다 리그를 주름잡을 것으로 기대를 받지만 실상 테임즈와 올해 윌린 로사리오(한화)를 제외하고 리그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남긴 타자들은 많지 않다. KBO 리그 타자들의 타격 능력이 외국인 못지 않게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 특히 올해는 규정 타석을 채운 55명의 타자 중 무려 40명이 3할을 달성했다. 토종 타자들의 기량 향상은 KBO의 대세가 됐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