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불명예’ 프라이스, 자존심 회복 기회 올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09 05: 55

리그에서 가장 비싼 투수 중 하나인 데이빗 프라이스(31·보스턴)는 특이한 경력을 가진 선수다.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는데, 4년 모두 다른 유니폼이었다. 2013년에는 탬파베이, 2014년은 디트로이트, 2015년은 토론토, 그리고 올해는 보스턴이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승부수’를 띄운 팀들의 트레이드 구애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은 거의 다 좋지 않았다. 2008년 MLB 포스트시즌 무대에 데뷔한 프라이스는 통산 15경기(선발 9경기)에서 2승8패 평균자책점 5.54에 머물렀다. 선발로 출전한 9경기에서는 무승 8패, 평균자책점 5.74의 초라한 성적이다. 
그런 프라이스는 올해도 고개를 숙였다. 8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등판했으나 3⅓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조기강판의 수모를 당했다. 지난 8차례 선발 등판에서는 어쨌든 6이닝 이상을 막아줬던 프라이스라 더 충격적이었다. 보스턴도 프라이스의 붕괴를 이겨내지 못하고 0-6으로 졌다. 2패를 당한 보스턴은 한 번만 더 지면 허무한 탈락이다.

포스트시즌은 기본적으로 팀에서 최고의 투수들이 선발로 나선다. 때문에 프라이스와 같은 장기적 승리 가뭄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프라이스 이전 최고의 포스트시즌 선발승 가뭄은 공교롭게도 역대 최고의 좌완 중 하나로 뽑히는 랜디 존슨이 가지고 있었다. 존슨은 1995년부터 2001년까지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무승 7패를 기록했다. 그런데 프라이스가 이 존슨의 불명예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일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대형 FA 계약을 맺은 프라이스는 35경기에서 230이닝을 던지며 17승9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지난해(2.45)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었다. 다만 초반 부진을 서서히 극복해가는 상황 속에서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며 일말의 기대를 걸었는데 여지 없이 무너졌다. 평소보다 제구가 무뎠고, 확실한 노림수를 가진 클리블랜드 타자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이제 프라이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는 등판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2차전 투구수가 많지 않았다는 점(65개)에서 빨라야 5차전인데, 보스턴이 홈에서 열리는 3·4차전을 모두 잡아야 설욕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프라이스가 불명예 기록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는 보스턴 동료들의 어깨에 달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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