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PS 탈락 모두의 잘못, 주장으로서 책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09 06: 00

정근우, 시즌 최종전 끝내기 안타로 피날레
"PS 탈락 아쉬워, 주장으로서 책임감 느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힘들다".

한화 주장 정근우(34)는 8일 대전 KIA전에서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는 이날 0-5로 뒤진 경기를 6-5 끝내기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9회 추격의 솔로 홈런에 이어 연장 10회에는 끝내기 2루타를 터뜨린 정근우가 시즌 최종전을 찾은 만원관중의 홈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짜릿한 밤을 선사한 것이다.
정근우는 "마지막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선물을 한 것 같다"면서도 "아쉽다. (포스트시즌에) 못 가면 전부 다 아쉬운 것이다. 모두가 잘못했기 때문에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이다. 부상 선수들이 많았지만 자리를 메우는 것도 선수들의 몫이다. 우리 고참 선수들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록 한화는 7위로 포스트시즌에 탈락했지만 정근우 개인적으로는 최고 시즌 중 하나였다. 138경기 타율 3할1푼 178안타 18홈런 88타점 121득점 22도루 60볼넷 OPS .845로 펄펄 날았다. 데뷔 후 개인 최다 홈런과 타점에 7년 만에 득점 1위도 유력하다.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11년 연속 20도루 기록도 세웠고, 2루수로는 역대 최초 1500안타(1520개)도 돌파했다.
하지만 정근우는 웃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들이 있었지만 팀이 먼저다. 가을야구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루지 못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힘든 와중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 팬들에게는 죄송하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올 시즌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도 마지막 경기 끝내기 안타 직후를 꼽았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힘들다. 내일부터 경기가 없다. 1년을 이렇게 끝냈다는 기분 때문인지 아쉬움이 더 크다. 작년에는 시즌 마지막까지 (5강 희망이) 갔지만, 올해는 미리 결정 나는 바람에 더 아쉬웠다"는 게 정근우의 말이다.
하지만 희망도 없지 않다. 정근우는 "부상 선수들이 많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이 커줬다. 이태양과 장민재, 하주석과 양성우 등이 성장했다. 내년에 부상 선수들이 돌아와 힘을 합치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이글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쉽지만 내년에는 더 밝아질 것이다"고 희망도 찾았다.
시즌 막판 왼 무릎 통증을 안고도 정근우는 내색하지 않고 끝까지 시즌을 소화했다. 5강 탈락이 확정된 뒤에도 마찬가지. 주장으로서 한 시즌 책임을 다한 정근우는 내년에도 주장을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옅은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했던 시즌, 정근우도 무척이나 지친 모습이었다. 그만큼 모든 힘을 쏟아낸 시즌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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