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월터 감독, 내년 리드오프 변경 시사
美 “김현수 출루율+상황 대처 높은 평가”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구상대로라면, 볼티모어의 내년 리드오프는 아담 존스가 아니다. 현지 언론은 출루율이 뛰어난 김현수(28·볼티모어)가 리드오프 포지션의 타당성을 가졌다며 유력한 후보로 뽑았다.
쇼월터 감독은 최근 가졌던 팀의 시즌 종료 기자회견에서 “내년에는 리드오프를 바꾸고 싶다”라고 밝혔다. 쇼월터 감독은 ‘MASN’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리드오프를 맡았던 아담 존스에 대해 “리드오프 자리에서 잘했다. 그의 타격 기술은 어느 타순에 둬도 안타를 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존스도 팀이 원한다면 자리는 아무 곳이나 상관이 없다고 했다.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라면서도 더 적합한 리드오프에 대한 구상을 숨기지 않았다.
2006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존스는 볼티모어에서는 주로 중심타선에 포진했다. 3번 타순에서 통산 431경기, 4번 타순에서 364경기에 나섰다. 올해 중반부터 1번에 배치, 1번에서 108경기에 뛴 존스지만 지난해까지 1번 타순 출전 경기는 29경기에 불과했다. 리드오프가 낯익은 선수는 아니라는 의미다. 존스는 올 시즌 1번 타순에서 타율 2할8푼2리, 출루율 3할2푼을 기록했다.
타율은 좋았지만 출루율이 썩 좋지 않아 리드오프로서 합격점은 아니었다. 이에 쇼월터 감독도 새 리드오프를 찾고 있는 것이다. 볼티모어는 올해 홈런 의존도가 심했고, 출루율과 기동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여전해 팀 타선의 기복이 심했다. 한편으로는 올 시즌 홈런왕인 마크 트럼보가 팀을 떠나게 될 경우 존스가 다시 중심타선으로 가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에 ‘MASN’은 9일(한국시간) 몇몇 후보를 뽑았는데 역시 김현수는 첫머리였다. ‘MASN’은 “김현수는 올 시즌 리드오프로 두 경기에 나섰다. 도루 측면에서 위협적인 선수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3할8푼2리의 출루율과 볼카운트 승부 능력에서 타당성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후보로 뽑은 조이 리카드는 25인 로스터 합류를 장담할 수 없는데다 팀도 마이너리그 옵션을 가졌다는 점, 주루 능력을 가진 마이클 본은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뽑아 김현수보다는 확률이 낮은 것으로 점쳤다.
풀타임은 아니지만 김현수는 올해 타율 3할2리, 출루율 3할8푼2리를 기록했다. 3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팀 선수 중 최고 출루율이었다. 2위는 매니 마차도로 3할4푼3리였다. 김현수와 차이가 꽤 컸다. 여기에 공을 끈질기게 보며 좋은 인상을 심었다. 볼카운트별로도 비교적 고른 타격 성적을 냈다. 김현수는 보통 타자가 불리하다는 2S 상황에서도 2할9푼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풀카운트 출루율은 무려 6할1푼2리에 이르렀다. 버티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MASN'은 내부 대안이 마땅치 않을 경우 시장에서 출루율과 기동력을 모두 갖춘 선수를 찾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런 선수는 대개 비싸다는 게 문제다. 크리스 데이비스에게 거액의 연봉을 안긴 볼티모어는 트럼보를 붙잡는 데도 적잖은 금액이 소요될 전망이라 팀 연봉구조의 여유가 많지 않다. 김현수의 리드오프 낙점을 점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닌 상황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