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타석뿐이었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고의 안타머신답게 강속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었다.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9번)가 2016 정규시즌 처음이자 마지막 타석에서 강렬한 한 방을 날렸다. 이병규가 등장하고 안타를 터뜨리자,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하늘이 뚫릴 것 같은 함성을 터뜨렸다. LG 팬들 모두가 바라던 장면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병규는 8일 잠실 두산전 4회말 2사 1, 2루 찬스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면서 이병규는 2015년 10월 6일 광주 KIA전 이후 368일 만의 1군 타석에 섰다. 상대는 최고 투수인 니퍼트. 이병규는 니퍼트의 1구를 지켜본 후 2구 150km 패스트볼을 좌전안타로 연결시켰다. 타이밍은 다소 늦었지만, 타구는 두산 내야진을 넘어 안타가 됐다.
하지만 이병규의 플레이는 여기까지였다. 적시타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2루 주자 이병규(7번)가 홈에서 태그아웃 당했다.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고, 이병규는 2루수 윤진호와 바뀌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기다린 시간에 비하면 너무나 짧은 순간이었으나, 이병규의 안타는 홈런 이상으로 강렬했다.
이날 이병규는 경기 전체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은 “병규는 당초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키려고 했는데 본인이 컨디션이 그 정도가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상황을 봐서 대타로 기용하기로 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대타로 출장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이병규는 2013년 겨울 LG와 3년 FA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계약은 만료된다. 이병규는 2013시즌 타격왕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2014시즌과 2015시즌 고질병이 된 다리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며 고전했다. 결국 양상문 감독은 2016시즌 이병규를 전력에서 제외했고, 이병규는 이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타석에서 강렬한 한 방을 날렸다.
이병규는 2016시즌이 완전히 종료되면 LG 구단에 자신의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이면 만 43세가 되는 만큼, 스스로도 은퇴와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 중이다. 만일 이병규가 은퇴를 택한다면, 이날 이병규가 날린 좌전안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기록이 될 것이다. 이병규는 통산 2043안타를 기록, KBO리그 역사상 최다안타 부문 5위에 자리하고 있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