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50년간 꾸준히 연기 인생을 걸어온 바, 윤여정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연륜이 뚝뚝 묻어나왔다.
윤여정은 8일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에 참석해 영화 '죽여주는 여자'는 물론이거니와 데뷔 50주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밝혔다.
이날 윤여정은 지난 50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생한 것만 생각난다"면서 "아무래도 남자들이 첫사랑 이야기하듯 나의 첫 데뷔작이 기억이 남는다. '하녀'였다.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50년간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 "나는 배우 생활을 좀 하다보면 빛나는 시절만 있지 않다. 늘 주인공일수는 없다. 여주인공이었다가 엄마였다가 지금은 할머니를 하고 있지"라면서 "다들 내려올때 괴로워한다. 나는 내려올 때 가리지 않고 했다. 모든 배우들이 자존심때문에 주인공이 아니면 안하는데 나는 그럴수가 없는 형편이었다. 가리지 않고 다 했다. 주연, 단역 생각 안하고 다 했다"고 전했다.
연기에 대해서도 "내가 제일 무섭고 두려운건 타성에 젖었고 많이 오염됐다고 볼 수 있다. 신인이 잘할 때 제일 무섭고 진정성있고 아름답다. 나는 신인이 아니지 않나. 오염된 게 힘들어서 다른 역할을 하려고 시도하는거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감독들이 계속해서 찾는 이유에 대해선 "내가 출연료가 싸다. 싼 데 열심히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젊은 세대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말로 좋은 일이라면 돈 따지지 말아야 한다. 여러분의 진가를 알아주는 날이 온다. 내 아들한테도 그렇게 불평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싼 값에 열심히 하면 비싸진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죽여주는 여자'에 등장하는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그들에 대한 편견 역시 없어야 한다는 말이 끝나자 현장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지기도 했다.
현실적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냐는 관객의 질문에 "나는 실용주의다.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내가 노력하는건 이 역할을 해서 여러분의 공감을 얻었다면, 다른 역할이 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것이다. 되도록 같은 역할은 피하려고 한다. 내가 바란다고 되는 건 아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안되더라. 그런 희망은 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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