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투수 오승환이 귀국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승환은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와 2년 최대 1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중간에서 7월 마무리로 전업한 오승환은 올 시즌 76경기 6승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로 활약했다. 역대 최초 한미일 동시 두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입국장을 통해 들어온 오승환은 귀국 인터뷰에서 "올 시즌 성적을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지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잔부상이 있었고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 거두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구단 수뇌부가 "내년 마무리 투수도 오승환이 맡을 것"이라고 한 최근 언급에 대해서는 "그런 말씀은 감사하지만 스프링캠프에 가면 다시 경쟁이 시작된다. 올해를 참고라고 생각하고 캠프에서 다시 경쟁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이어 WBC 1차 엔트리에서 빠진 것에 대해서는 "KBO의 선택을 존중한다. 선수는 그 결정에 다를 뿐이다. 마지막에 발탁된다면 잘 준비하겠다. (미국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시즌 전 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그는 "실망시켜드린 분들께 운동장에서 더 좋은 모습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전날(7일) 먼저 귀국한 강정호는 "(오)승환이 형 공이 더 좋아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이에 대한 질문에 잠시 웃은 뒤 "타자가 보는 게 정확하기 때문에 그런 말은 기분이 좋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호한테 다시 홈런 맞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상대한 타자들에 대해서는 "각팀 클린업 트리오는 파워 면에서 최고라고 생각했다. 특히 제가 나가는 상황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쉬운 타자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조이 보토는 외국인 선수지만 타석에서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미일 3개국에서 모두 세이브를 거둔 것에 대해 오승환은 "일본을 거쳐서 미국을 갔기 때문에 외국 생활이 처음이 아니라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문화가 다르긴 했지만 일본 생활이 크게 도움이 됐다. 한미일 세 곳 모두 마무리로서의 마음가짐은 똑같았다. 타이트한 상황은 어느 곳이든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마지막으로 "한국 선수들 모두 성적은 의심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든 어디서든 실력이 있기 때문에 걱정할 선수들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서로 만나면 가장 걱정한 것이 몸상태여서 항상 먼저 물어봤다"며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autumnbb@osen.co.kr
[사진] 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