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품절남' 김동호가 말하는 사랑의 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10.08 10: 26

잘 알려진대로 김동호(삼성)는 산전수전 다 겪었다.
두 차례 신인 드래프트 미지명, 불펜 포수, 신고 선수를 거쳤다. 현역 입대 후 해외 파병을 지원해 연병장 한 구석에 흙을 쌓아 마운드를 짓고 포수 대신 그물망에 공을 던졌다. 독립리그 고양 원더스를 거쳐 2014년 5월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1군 무대에 33차례 등판해 1패 2홀드(평균 자책점 7.64)에 머물렀지만 그토록 바라던 마운드를 오를 수 있다는 자체로 행복한 김동호다. 오는 15일 오후 6시 대구 북구 산격동 인터불고엑스코 아이리스홀에서 김슬기 씨와 백년가약을 맺는 김동호는 "예비 신부가 없었다면 이 모든 걸 이루지 못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방송 리포터로 활동 중인 김슬기 씨는 김동호가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도록 큰 힘이 됐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 한 번도 등판하지 못할 만큼 오른쪽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선수 생명에 큰 위기에 놓였다. 그때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봐주고 다시금 일어설 수 있게 힘을 준 사람이기에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김동호는 이어 "비록 올 시즌 성적은 만족하지 못하지만 시즌 마지막이 디니 배우고 느끼고 경험한 게 종합돼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또한 어떤 준비를 해야 겠다는 계산이 섰다. 기회를 주신 류중일 감독님과 김태한 투수 코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동호는 "예비 신부가 인천에 살고 있는데 대구에 내려오면 내가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큰 소리를 쳤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자신이 가진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올 시즌 가능성을 선보인 김동호가 결혼 버프에 힘입어 한 단계 더 도약할까. 그동안 보여줬던 노력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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