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 한화, 올 가을에는 어떤 약속을 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0.08 06: 12

한화, 8일 대전 홈에서 2016시즌 마지막 경기
매년 홈 최종전, 팬들에게 현수막 문구로 약속
'여러분이 있기에 우리는 꼭 다시 일어섭니다.'

지난해 9월30일, 한화 선수단이 홈 팬들 앞에서 들어 올린 현수막 문구다. 삼성과 대전 홈 최종전을 승리한 뒤 한 시즌 동안 성원해준 팬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인사말이자 다짐이었다.
1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한화는 또 가을야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대대적인 투자로 올해만큼은 어느 때보다도 5강에 대한 희망이 컸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다시 일어서지 못한 채 주저앉았다. 9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이란 믿기지 않는 현실에 팬들 볼 면복이 없다.
하지만 마지막 인사는 해야 한다.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IA를 상대로 시즌 최종전을 갖는다. 이날 경기를 이기면 자력으로 7위 자리를 확정할 수 있다. 경기 후에는 선수단이 도열해 내년 시즌 각오를 담은 현수막을 들고 인사를 할 예정이다. 2017년을 위해 팬들에게 다시 약속을 하는 것이다.
지난 5년간 한화의 홈 최종전 현수막을 돌아보면 얼마나 약속을 지켰을까. 2011년 9월28일 LG전에서 승리한 한화 선수단은 '팬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2012시즌 우승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쳤다. 그해 6위로 마치며 탈꼴찌에 성공했고 새 시즌에 기대감이 클 때였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8위 꼴찌로 추락,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2012년 10월4일에는 넥센과 최종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아쉽게 1-1 무승부로 마쳤다. 류현진이 10이닝 1실점으로 막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그 경기다. 이날 한화 선수들은 '팬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3시즌 확실히 달라진 한화 이글스를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변화를 약속했다. 김응룡 감독 체제로 새출발한 2013년, 한화는 9위로 또 꼴찌였다.
2013년 10월5일 홈 최종전에는 2위를 노리던 넥센을 꺾고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리며 시즌을 마감했다. 경기 후 선수들은 '눈물 흘려주신 팬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팬 여러분의 웃음을 위해 죽기 살기로 뛰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그해 개막 13연패 탈출 때 함께 기뻐하며 눈물을 흘려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지만 죽기 살기로 뛴 2014년 역시 한화는 9위로 꼴찌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4년 10월13일에는 삼성과 홈 최종전에서 1-22라는 굴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한화 선수단은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다음 시즌 진짜 잘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들었지만 무기력한 대패에 관중석은 휑하니 비어 있었다. 2015년 한화가 6위로 도약하며 탈꼴찌에 성공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가을야구에는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올해 최종전에도 한화 선수들은 현수막을 들고 팬들에게 인사를 한다. 한화 관계자는 "현수막 문구는 매년 행사를 담당하는 구단 마케팅 팀에서 준비를 한다. 올해도 자랑스러운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내년 시즌을 다짐하는 문구가 들어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올 가을 최종전에서 한화는 어떤 약속을 하고 내년에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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