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지난해 부임 이후 적지 않은 개편을 단행했다. 핵심 선수들까지 손을 댄 것은 아니었지만 팀 구성원의 면면이 많이 바뀌었다.
올 시즌 시애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디포토 단장이 다시 팀 개편에 나설지는 시애틀 오프시즌의 최대 관심사다. 디포토 단장은 시즌 종료 기자회견에 임한 자리에서 이에 대해 “지난해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1루도 변화가 예상되는 포지션 중 하나다.
시애틀은 지난해 아담 린드와 이대호를 동시에 영입하며 1루 포지션 보강을 꾀했다. 결과는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2015년 시애틀의 1루수 전체 성적은 타율 2할3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702, 24홈런, 77타점이었다. OPS는 메이저리그(MLB) 30개 팀 중 29위로 바닥이었다. 2016년 성적은 타율 2할5푼3리, OPS 0.750, 30홈런, 92타점이었다. OPS는 리그 20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린드와 이대호 모두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과의 계약이 끝난다는 것이 변수다. 이에 대비한 듯 디포토 단장은 시즌 중 시카고 컵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다니엘 보겔벡(24)을 데려왔다.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보겔벡은 트레이드 전까지 지난해 트리플A 89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 OPS 0.972, 16홈런, 64타점으로 활약했다. 트리플A에서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는 성적이었다. 그리고 시즌 막판 시애틀의 유니폼을 입고 MLB에 데뷔, 8경기에 나섰다.
타율이 8푼3리에 머무는 등 성적은 형편없었다. 하지만 팀에서 기대를 거는 유망주임은 분명하다. 디포토 단장이 직접 데려온 선수라는 점에서 중용을 예상하는 현지 언론이 압도적으로 많다. ‘시애틀 타임스’는 “1루에서는 보겔벡이 스프링캠프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포츠프레스NW’ 또한 “디포토 단장은 보겔벡이 단계별 절차를 모두 거쳤다고 말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이대호와 린드의 거취도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 연봉이 800만 달러에 이르는 린드는 올 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2할3푼9리, OPS 0.717, 20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20홈런은 가치가 있었지만 나머지 부문은 기대에 못 미쳤다. 이대호는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04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OPS 0.740, 14홈런, 49타점에 머물렀다. 두 선수 모두 ‘재계약’에 이를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모자란 성적이다.
여기에 이대호는 82년생, 린드는 83년생으로 나이도 걸림돌이다. 이에 ‘스포츠프레스NW’는 “디포토 단장의 시각에서 23세의 보겔벡은 미래의 1루수”라면서 “이제 보겔벡이 이대호와 린드의 플래툰 시스템을 대체하는 압박은 더 커질 것이다. 두 선수는 시애틀에서 재계약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보겔벡이 좌타라는 점에서 린드의 이별은 거의 확실시된다. 이대호 또한 만약 시애틀이 재계약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거취를 놓고 적잖은 화제가 몰릴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