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밝힌 ‘아자디의 저주’ 원인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0.08 06: 35

아자디 스타디움은 왜 한국축구의 무덤이 됐을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카타르에 3-2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란과 같은 2승 1무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A조 2위로 물러났다. 7일 이란으로 출국한 대표팀은 11일 결전을 앞두고 있다. 
이란축구의 성지 ‘아자디 스타디움’은 한국축구의 무덤으로 불린다. 역대 대표팀 전적에서 2무 4패로 한국이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불세출의 스타 박지성도 끝내 이란을 정복하지 못하고 은퇴했다. 

아자디 스타디움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이 손꼽힌다. 무려 10만 명을 수용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한국과의 라이벌전이 열리면 가득 찬다. 엄격한 사회의 이란에서 축구 말고는 딱히 합법적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없다. 한국은 엄청난 이란팬들의 야유를 이겨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 팬들이 극성맞다. 한국축구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이번에 승리를 한다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실질적인 이유도 있다. 테헤란은 해발 1220m의 고지대다. 산꼭대기 정상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나 다름 없다. 산소가 부족한 고지대에서 경기는 우리 선수들에게 불리하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뛴 경험이 있는 기성용의 고충도 마찬가지였다. 기성용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여러 가지가 우리에게 불리하다. 특히 후반전만 되면 경기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있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쌓여서 그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지대에 맞는 훈련을 해야 이란 원정을 극복할 수 있을까. 기성용은 “이란 선수들은 자기 나라니까 편하게 뛴다. 우리가 따로 고지대 극복훈련을 하지는 않는다. 최종예선에서는 승점 1점이 중요하다.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겠다”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카타르전에서 한국은 어처구니 없는 수비실수로 2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공격력은 합격점을 받았다. 손흥민의 침투력, 기성용의 정확한 패스, 김신욱의 제공권 장악 등 여러 무기를 확인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아자디의 저주를 깨고 금의환향할 수 있을까. 아시아 축구의 이목이 집중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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