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이용규, WBC 예비 엔트리 포함
후계자 찾기 어려울 만큼 대체불가 자원
어김없이 국가대표 테이블세터가 가동될까.
지난 6일 KBO 기술위원회가 발표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 엔트리 50명에는 한화 정근우(34), 이용규(31)가 예상대로 포함됐다. 두 선수 모두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하고, 여전히 최고 실력을 뽐내고 있어 최종 엔트리 발탁도 유력하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된 건 벌써 10년 전이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첫 성인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정근우는 24세, 이용규는 21세 파릇파릇한 젊은 피였다. 첫 대회에선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동메달 쓴잔을 들이켰지만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2번 테이블세터로 활약하며 금메달 주역으로 한국야구의 화려한 전성기를 연 것이다. 이어 2009년 WBC에서도 준우승을 함께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역시 어린 선수들이 다수인 팀에서 주전 2루수와 중견수로 중심을 잡으며 금메달을 견인했다.
2013년 WBC에선 예선 탈락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두 선수는 1~2번 테이블세터로 고정돼 분전했다. 결국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다시 한 번 우승 주역이 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정근우는 대표팀 주장을 맡아 특출한 리더십도 보여줬다.
어느새 고참 대열에 들어선 두 선수이지만 국가대표팀은 어김없이 그들을 찾고 있다. 정근우는 오재원(두산)·서건창(넥센)과 함께 2루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이용규도 5명의 왼손 외야수 엔트리에 포함됐다. 후계자로는 서건창과 박해민이 있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정근우와 이용규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선수들이다.
SK·KIA 감독 시절 두 선수를 지도하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두 선수와 함께 이끈 조범현 kt 감독은 "두 선수 모두 타고난 센스와 야구 감각이 있다. 굳이 벤치에서 사인을 내지 않아도 수비할 때 각자 알아서 타자 스윙 궤적이나 포수 사인, 투수 구종을 보고 움직인다. 벤치로선 든든한 선수들이다"고 경험을 높게 샀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에도 리그 정상급 성적을 올리고 있다. 정근우는 137경기 타율 3할8리 175안타 17홈런 86타점 120득점 60볼넷 22도루 OPS .836, 이용규는 113경기 타율 3할5푼2리 159안타 3홈런 41타점 98득점 63볼넷 21도루 OPS .872로 맹활약했다. 여전한 실력과 풍부한 경험까지, 두 선수를 대표팀이 뽑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정근우는 6개 국제대회에서 37경기 134타수 44안타 타율 3할2푼8리 2홈런 18타점 35득점 9도루 14사사구 16삼진. 이용규는 6개 국제대회에서 38경기 109타수 32안타 타율 2할9푼4리 10타점 36득점 6도루 26사구 11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