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 단장-감독 “오승환 마무리” 이구동성
든든한 입지 증명, 세이브 기록도 관심
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자리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이상 내년에도 다시 ‘마무리’다. 세인트루이스 수뇌부는 오승환이 2017년 팀의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세인트루이스 수뇌부의 핵심 인물들인 존 모젤리악 단장, 마이크 매서니 감독은 6일(이하 한국시간) 팀의 시즌 종료 기자회견을 가졌다. 팀의 현안에 대한 여러 질문과 답변이 오간 가운데 단장과 감독 모두 내년 불펜은 ‘오승환 마무리’를 기본적인 틀로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모젤리악 단장은 ‘세인트루이스 베이스볼 위클리’ 등 현지 언론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승환의 내년 마무리 보직 유지에 대해 “확실히 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매시니 감독 또한 “그렇다. 오승환은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고, 그를 그 자리에서 뺄 이유가 전혀 없다. 스프링캠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오승환은 우리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시니 감독은 “우리는 좋은 투수를 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좋을지는 알지 못했다”라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오승환을 칭찬하면서 “그는 모든 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만 미쳤다”라고 영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올 시즌 총 35차례 경기 마무리(Game Finished)를 기록, 내년 기본 275만 달러 옵션의 자동 발동 옵션인 30경기 마무리를 채웠다. 세인트루이스는 이 옵션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된다.
‘세인트루이스 베이스볼 위클리’의 구단 담당기자인 브라이언 스털은 이러한 인터뷰를 토대로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을 마무리 보직에서 내린다는 계획이 전혀 없다”라면서 “KBO 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의 주인공인 이 한국인 신인은 트레버 로젠탈이 보직에서 내려온 뒤 가진 39경기에서 19세이브를 따내며 MLB로의 성공적인 이행을 마쳤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물론 2014년과 2015년 2년간 합계 93세이브를 따낸 로젠탈이 부진 끝에 보직을 내놓은 것처럼, 오승환도 풀타임 마무리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올 시즌 활약을 토대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 번 정한 보직은 비교적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MLB의 특성상 오승환이 팀의 개막 마무리가 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풀타임을 마무리로 완주할 경우 김병현이 2002년 세운 36세이브(한국인 최다)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시아 선수로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것은 김병현을 비롯, 사사키 가즈히로(2000년 37세이브, 2001년 45세이브, 2002년 37세이브), 사이토 다카시(2007년 39세이브), 오쓰카 아키노리(2006년 32세이브)까지 네 명밖에 없었다. 오승환의 기량, 세인트루이스의 객관적 전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조준할 만한 목표다.
한편 올해 팀의 개막 마무리였던 트레버 로젠탈(26)은 선발 전향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2012년 MLB 데뷔 이후 5년 동안 불펜에서만 278경기에 나섰던 로젠탈은 선발 전향을 희망해왔다. 아담 웨인라이트의 노쇠화, 하이메 가르시아의 거취 불투명 등 선발진에 변수가 많은 세인트루이스 또한 내년에는 로젠탈의 선발 가능성을 실험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오승환이 있기에 팀의 미래를 내다본 유의미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