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고춧가루 호투였다.
삼성 우완투수 정인욱이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16차전에 선발등판해 4개월만에 승리를 따냈다. 성적은 5이닝 4피안타 2볼넷 2삼진, 4-1로 앞선 6회 내려갔고 후속투수들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은 4-3으로 승리했다.
1회 1사후 김선빈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도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김주찬과 나지완을 범타로 요리했다. 2회초 삼성 타선이 이흥련의 3점 홈런 등 4점을 뽑아주었다. 2회는 선두타자 이범호에게 중월 솔포를 맞았지만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3회는 삼자범퇴로 막았고 4회는 선두 나지완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범호를 병살로 유도하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경기를 벌이는 LG와 반경기차를 뒤업고 4위를 하려는 KIA타자들의 마음이 급했다.
5회는 안치홍과 대타 신종길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김호령을 3루 땅볼로 유도해 3루와 2루 포스아웃 병살로 잡으며 가볍게 위기를 넘겼다. 4-1로 앞선 가운데 바통을 신용운에게 넘기고 투구를 마쳤다. 투구수는 85개였다. 속구보다는 가볍게 던지며 제구위주의 승부가 통했다.
정인욱은 올해 유난히 KIA에 약했다. 3경기에 등판해 12이닝을 던졌지만 1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은 11.25였다. 선발투수로 나섰던 지난 8월 7일은 4이닝 5실점, 9월 1일은 4⅔이닝 10실점했다. 네 번째로 만나는 이날은 설욕에 성공했다. 지난 6월 2일 넥센전 이후 126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시즌 4승째를 올린 것보다는 2016 마지막 등판에서 2017년의 희망을 던졌다는 것에 방점이 있다.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올해는 만족스러운 투구는 아니었다. 그러나 23번의 선발등판, 그리고 데뷔 이후 최다이닝(111이닝)을 던지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후 정인욱은 "승리를 갈구 했었다. 4개월 만에 승리이다. 투구 내용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흥련선배의 리드가 좋아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스피드보다는 제구에 신경을 쓰며 투구했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