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전북)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축구의 기본을 증명하며 카타르전 승리를 선물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카타르를 3-2로 물리쳤다. 2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승점 7점을 기록, 조 선두로 올라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와 경기에 대해 선제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가 나오기 전 미리 골을 넣고 안정적인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
선발 명단서도 슈티릴케 감독의 고민이 절실하게 나타났다. 이날 한국은 4-1-4-1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터키리그에서 활약중인 석현준을 앞세웠고 손흥민-기성용-구자철-지동원을 출전 시켰다.
예상하기 쉽지 않은 라인업이었다. 이청용이 빠지고 지동원을 측면 공격수로 출전 시키면서 스피드와 함께 중거리 슈팅까지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 분명하게 증명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생각한 전술에 대해 선수들도 분명하게 파악하고 경기에 임했다. 손흥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반대편에서 기성용과 지동원이 슈팅을 시도할 기회를 노렸다. 또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석현준 밑에 있는 공격진들이 기민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카타르를 압박했다.
비록 후반서 2골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경기 초반에는 측면 공격이 큰 활약을 선보인 바 있다. 물론 시리아전에서도 압도적으로 상대를 몰아쳤지만 골을 터트리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었다.
한국은 경기 시작과 함께 기성용의 선제골로 힘을 받았다. 홍철의 오버래핑에 이은 손흥민의 패스연결 후 기성용이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왼쪽 아크 모서리 부근에서 시도한 슈팅은 전반 11분 상대 골대 반대편으로 빨려 들어갔다.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공격 축구의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카타르가 역습을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전진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격이 잘 이뤄졌다. 특히 손흥민이 책임지는 왼쪽에서 공격이 잘 이뤄졌다.
그러나 공격적인 축구가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앞선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인 한국은 카타르의 빠른 역습을 막아내지 못했다. 또 무리한 돌파로 공격이 끊기면서 힘겨운 싸움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후반서 김신욱을 투입한 한국은 카타르를 상대로 위력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신욱은 후반 투입 후 동점골에 관여했다. 측면에서 문전으로 높은 크로스를 올리며 기회를 엿봤다. 상대 수비진의 낮은 높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결과였다.
카타르는 전방 압박을 잘 지도했지만 김신욱의 존재를 막아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다른 선수들에 대한 수비를 등한시 할 수밖에 없었고 기회가 생겼다.
김신욱의 헤딩패스가 잘 연결되면서 단순한 축구가 카타르를 괴롭히는 최고의 방법이 됐다. 동점골 후 곧바로 추가골을 만드는 상황에서도 상대 중앙 수비는 김신욱을 철저하게 마크했다. 그 결과 수비진에 공간이 생겼고 한국이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단순한 축구를 펼치면서 한국은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축구의 가장 단순한 명제인 높이를 이용한 축구로 카타르를 압박했다. 비록 슈틸리케 감독이 완벽하게 믿지 않았던 K리그 출신 김신욱이었지만 아시아에서 얼마나 강력함을 가졌는지 스스로 증명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최규한 기자 rumi@osen.co.kr/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