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2위,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 3위,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7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6시즌에서 이런 성적을 보이고 있는 선수가 있다.
대단히 뛰어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올 시즌 톱 10에 5차례나 올랐지만 아직 우승은 없다. 올해 뿐만 아니다. 2010년부터 정규 투어에서 뛰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2011년은 드림투어) 역시 우승컵은 갖지 못했다. 한화 소속의 김지현(25)이 그 주인공이다.
그런 김지현이 2016 KLPGA 투어 26번째이자, 3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7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 1라운드에서 또 두각을 나타냈다. 아직은 크게 앞선 상황도 아니고, 주변에 경쟁자들도 즐비하다. 하지만 앞선 대회에서의 성적이 있기 때문에 1라운드 선두를 예사롭게 볼 수는 없다.
김지현은 6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 6,680야드)에서 막을 올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가장 먼저 주인공이 됐다. 오전조에 편성 돼 일찌감치 경기를 마친 김지현은 전반홀에서는 파행진만 펼쳤지만 후반 나인 들어 4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메이저 대회 답게 코스 세팅을 까다롭게 해 놓은 것을 감안한다면 좋은 성적이다. 보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김지현은 “보기가 없는 플레이를 해서 만족한다. 어제 비가 와서 그린이 딱딱하지 않았고, 그래서 플레이 하기 쉬웠다”고 1라운드 경기를 평했다.
우승 문턱까지 자주 간만큼 주변의 기대도 높아져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기대가 너무 오래 됐다. 어쩔 수 없어 조급한 마음도 든다고 했다. 김지현은 “이제는 정말 우승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성적은 내지만 우승은 없는 선수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마지막홀에서의 부진이다. 김지현도 그 범주에 속해 있다. “마지막 날 잘 안풀리는 대회가 많았다”는 김지현은 “마지막 날 오버파를 치지 말자는 목표로 경기하고 있다”고 말해 듣는 이조차 안타깝게 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승이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김지현이다. “(준우승을 한) 두산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이 가장 아쉬웠는데, 그 이후 성장을 많이 했다. 기회를 못 잡은 것에 좌절하지 않고 조금 더 노력해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의 뒤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1타차 공동 2위군을 이뤘다. 전년도 챔피언인 전인지(22, 하이트진로)를 비롯해 배선우, 최혜정, 홍진주, 신다빈, 김보경 등이 3언더파를 적어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후원 기업이 주최하는 대회라 감회가 남다를 전인지는 전반 나인에서는 보기만 1개를 기록했지만 후반 나인에서 버디 4개를 잡아내 3타를 줄였다.
전인지와 같은 조에서 경기한 고진영(21, 넵스)은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를 기록했고, 지난 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1년 5개월만에 승수를 보탰던 김민선(21, CJ오쇼핑)은 4오버파로 다소 부진했다.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준우승한 여고생 골퍼 성은정도 2오버파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00c@osen.co.kr
[사진] 김지현과 전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