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WC] '역대급 투수전' 신더가드-범가너, 자존심을 던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06 12: 21

예상보다 더 치열한 명품 투수전이었다. 노아 신더가드(24·뉴욕 메츠)와 매디슨 범가너(27·샌프란시스코)가 팀의 디비전시리즈 진출은 물론 개인의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쳤다. 그 결과는 MLB 역사에 기억될 만한 멋진 승부였다. 과정부터 결과까지 다 그랬다.
신더가드와 범가너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 뉴욕주 플러싱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란히 선발로 등판, 7회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역투로 팬들의 땀을 쥐게 했다. 경기는 9회 질라스피가 결정적인 결승 3점포를 터뜨린 샌프란시스코의 3-0 승리로 끝났지만 백미는 두 투수의 대결이었다.
흔히 말하는 '승자독식 게임'에서 두 선발 투수가 모두 7이닝 이상 투구 무실점을 기록한 사례는 1991년 월드시리즈 7차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바로 미네소타의 잭 모리스, 애틀랜타의 존 스몰츠의 대결로 이는 MLB 역사에 길이 남을 투수전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당시 두 투수는 7회까지 합계 9개의 피안타를 기록한 반면, 이날 신더가드와 범가너의 7회까지 피안타 합계는 5개에 불과했다. 2011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격돌한 크리스 카펜터와 로이 할러데이의 맞대결 이후 최고의 투수전이라고 할 만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들인 신더가드와 범가너의 대결은 일찌감치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다. 신더가드는 최고 100마일(161㎞)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며 올 시즌 31경기에서 14승9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명실상부한 21세기 최고의 2년차 투수 중 하나였다. 부상으로 만신창이가 된 메츠의 선발 로테이션의 유일한 믿을 언덕이었다.
이에 맞서는 범가너는 기본적인 기량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강했던 투수. 범가너는 통산 포스트시즌 원정 경기 평균자책점이 0.60(25이닝 이상 MLB 역대 최고 기록)에 불과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원정 득점권 23번의 상황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등 유독 가을에 강한 면모를 이어가고 있었다. 부상 및 타격감 저하로 고생하고 있는 두 팀의 타선을 고려하면 투수전을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됐다.
신더가드는 특유의 강속구와 90마일(145㎞) 이상의 고속 슬라이더를 마구 뿌려대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꽁꽁 묶었다. 6회까지 90개의 공을 던지며 피안타는 딱 1개였다. 반대로 탈삼진 10개를 잡아내는 맹위를 떨쳤다. 2014년 월드시리즈 MVP, 포스트시즌 14경기 평균자책점 2.14에 빛나는 관록의 범가너도 만만치 않았다. 6회까지 86구,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대활약했다.
신더가드는 7회 2사 후 크로포드에게 볼넷, 파간에게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고 2사 1,2루에 몰렸으나 패닉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범가너는 7회 리베라를 유격수 땅볼로, 브루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는 등 역시 전광판에 '0'을 찍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범가너가 웃었다. 신더가드가 7회를 마치고 내려간 것에 비해 범가너는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9회까지 틀어막은 범가너는 '승자독식 게임' 개인 통산 24이닝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MLB 역대 기록을 세웠다. 개인 포스트시즌 원정 득점권 상황도 24타수 무안타가 됐다. 여기에 9회 질라스피의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8번째 승리, 포스트시즌 3번째 완봉승도 챙겼다. 서로 다른 시즌에 승자독식 게임에서 완봉승을 기록한 MLB 첫 선수, 포스트시즌 6번째 무실점 경기(톰 글래빈과 타이 기록) 등이 쏟아졌다. 이날의 진정한 승자였다.
잘 던지고도 팀 패배로 고개를 숙인 신더가드도 기록을 남겼다. 이날까지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36개의 탈삼진을 기록, 톰 시버(46개), 알 라이터(40개), 드와이트 구든(38개)에 이어 메츠 역사상 포스트시즌 탈삼진 4위에 올랐다. 신더가드에 앞선 선수들은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쟁쟁한 투수. 또한 신더가드는 '승자독식 게임'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MLB 역대 가장 어린 투수가 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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