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된 갤럭시 노트7의 폭발에 대해 국내에서는 외부충격이 원인으로 결론 내려졌다. 그렇다면 미국 비행기 기내에서 폭발한 원인은 무엇일까.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이 또 다시 폭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9일 노트7을 출시했지만 잇따른 배터리 폭발 사태로 지난 9월 2일 전격 전량 리콜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풀린 250만대에 달하는 제품을 모두 새 것으로 교체해주는 대대적인 작업이었다.
그로부터 한달 후인 지난 1일 노트7은 재판매에 돌입했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을 비롯한 항공업계가 노트7을 기내 반입 금지 품목으로 지목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삼성전자는 새로운 노트7을 통해 떨어졌던 이미지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재판매 첫날부터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렸다. 한국에서 리콜 후 교환을 받은 노트7이 폭발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수거해 민간 인증기관인 한국 SGS 기흥시험소에 폭발 원인 분석을 의뢰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조사기관인 SGS에 의뢰해 엑스레이와 CT촬영을 진행한 결과 케이스 뒷면에 크게 상처난 부분과 갤럭시노트7의 발화 시작 지점이 일치한다"며 "강한 수준의 외부 충격이 내부 배터리 발화를 일으켰다"고 발표했다.
너무 이른 발표에 논란이 일자 삼성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종합인증기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원인 분석을 맡겼다. 이에 KTL 역시 지난 5일 "고장품의 케이스에서 발견된 외부 흔적과 CT에서 발견된 내부 흔적의 위치와 형상이 유사하다"며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이 작용했을 경우 배터리 내부 발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 결과는 새 노트7이 폭발했다고 주장한 소비자가 블랙컨슈머일 수 있다는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새 노트7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삼성전자로서는 잠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미국에서 새 노트7의 폭발 의혹이 일어났다. 5일(현지시각) IT 전문 '더 버지' 등 외신들은 일제히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로 출발하려던 사우스웨스트항공 994편 여객기가 이날 오전 이륙 10여분을 남기고 승객 75명을 대피시키는 소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더 버지는 조사결과 소동의 원인은 스마트폰 배터리 과열에 의한 발화이며 기종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량 리콜 사태를 부른 갤럭시 노트7이었다고 전했다. 문제의 노트7 주인인 브라이언 그린 씨는 지난달 21일 AT&T 스토어에서 새롭게 교환한 노트7이라며 배터리가 안전하다는 확답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 그린 씨는 새롭게 교환된 노트7임을 인증하는 검정색 스티커가 붙은 박스까지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새롭게 교환된 제품에는 검정색 네모 스티커를 붙여 리콜 전 제품과 구분을 짓고 있다. 또 자신의 노트7 배터리가 안전한지 검사해주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까지 대리점에 제공하며 소비자를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그린 씨에 따르면 자신은 승무원의 요구에 따라 노트7의 전원을 끈 후 주머니에 넣을 때 연기가 났으며 노트7을 기내 바닥에 떨어뜨리자 회색과 녹색 연기가 새 나왔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소지품을 찾기 위해 다시 기내로 돌아왔을 때 휴대폰 아래 카페트가 불에 타있었으며 당시 폰의 배터리 용량은 80% 정도였다. 그린 씨는 새 노트7은 교환 후 무선 충전기만 사용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삼성전자 북미 담당은 "우리가 기기를 조사할 수 있을 때까지 이 사건이 새 노트7이 포함된 사건이란 것을 확신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현재 당국, 사우스웨스트와 협력하고 있으며 장치를 복구해 원인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일단 우리가 기기를 조사하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노트7의 기내 폭발 조사 결과는 앞으로의 삼성전자 이미지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노트7 전량 리콜은 물론 그 이후 신뢰 회복을 위해 했던 노력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이 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 조사 결과까지 함께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이미지가 곤두박질 할 수도 있다.
한편 미국 기내 폭발 소식이 국내에 전해진 날 삼성전자는 노트7 블랙오닉스 제품을 오는 7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위는 지난 1일 한 소비자가 교환한 새 갤럭시 노트7에서도 발화가 발생했다며 올린 커뮤니티 캡처, 아래는 새 갤럭시 노트7이 기내에서 폭발해 대피 소동을 벌인 사우스웨스트항공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