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합심해 얻은 가을티켓이었다.
KIA는 지난 5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서 마운드를 총동원하고 나지완의 결승타에 힘입어 4-2로 승리하고 5강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LG에 반게임차로 추격해 2경기에서 마지막 4위 싸움이 남았지만 2011년 이후 5년 만에 얻은 귀중한 가을티켓이었다.
이번 가을티켓은 삼위일체로 빚어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이범호를 주축으로 선수단, 그리고 프런트까지 모두 합심해 얻어낸 귀중한 결과물이었다. 비록 우승은 아니었지만 오욕의 시간들을 버티고 새로운 토대를 구축하고 맛본 귀중한 결실이었다.
우선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이 컸다. LG 감독 시절에도 2년째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성공시키는 수완을 그대로 발휘했다. 지휘봉을 잡을 당시 팀 분위기도 비슷했다. 패배의식에 젖어있어 활력이 없었다. "함께하자"는 동행 정신을 주문하며 선수들의 마음을 얻었고 재도약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호령, 노수광, 최원준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팀에 새로운 힘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범호, 김주찬, 나지완 등 베테랑들의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냈다. 이들은 올해 나란히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웠다. 조계현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치들도 선수들과 교감과 친밀도를 높이며 운명 공동체를 만들어갔다.
선수단은 주장 이범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이범호는 3년째 주장으로 자신의 최고 성적은 물론 팀 분위기를 흔들림없이 이끌었다. 스프링캠프부터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며 팀 워크를 만드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자신도 137경기에 뛰면서 32홈런 107타점의 커리어 하이기록을 세웠다. 김주찬도 완전치 않는 몸인데도 팀을 위해 경기 출전을 고집했고 128경기에 뛰었다. 선후배들의 합심의 결과로 작년의 막판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었다.
구단도 뒤에서 많은 힘을 보탰다. 김기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묵묵히 지원에 힘썼다. 작년 3월에는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윤석민을 복귀시켰다. 젊은 노수광과 오준혁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올해는 거품이 끼었던 FA 시장보다는 외인 투자에 집중해 헥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의 영입으로 5강의 토대를 마련했고 소방수 임창용까지 데려와 뒷문을 강화시켰다. 특히 최고의 보강전력으로 꼽힌 타자 서동욱과 투수 고효준의 트레이드도 성사시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정회열 2군 감독을 중심으로 2군을 활성화키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때 부상선수들이 득실거렸던 재활군도 줄어들었고 던질 투수가 없었던 2군은 젊은 선수들의 대거 성장과 가세로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KIA 5년 만에 가을행은 모두가 함께 이룬 동행의 결과물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