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승+kt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
"100점 만점에 100점" 만족스러운 시즌
kt 위즈 투수 주권(21)이 올 시즌 선발 등판을 모두 마쳤다.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올 시즌 최고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스스로 돌아본 시즌은 어떨까.
주권은 올 시즌 28경기(선발 26경기)에 등판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낙점 받은 것은 아니지만 선발로 등판하면서 점차 안정을 찾았다. 초반에는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5월 27일 수원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데뷔 첫 승을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이 승리는 주권의 올 시즌에 전환점이 됐다.
주권은 “완봉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얼떨결에 했다. 과연 제가 한 게 맞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도 생겼다. 이후로 제 공을 던졌다. 안 좋은 컨디션에도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시즌 전체에 대한 점수를 묻자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규정 이닝을 못 채운 게 아쉽지만 그 외 딱히 아쉬운 부분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없었던 것 같다.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선발 준비에 비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주권은 “스프링캠프 때도 선발을 한다는 생각을 안 했다. 중간에서 50이닝 정도를 목표로 잡았다. 그런데 선발로 나와서 만족할 시즌을 보냈다. 아프지 않고 계속 제 공을 던진 것이 잘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권은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다소 고전했다. 그러나 9월 이후 5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3.94로 반등했다. 날씨가 선선해지자 제 모습을 찾았다.
선배들의 조언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주권은 “투수 쪽에선 (홍)성용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준다. 젊은 투수들이 많아 사인을 거의 그대로 따른다. 하지만 ‘필요할 때는 눈치 보지 말고 던지고 싶은 대로 해라’는 말을 해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경수형은 기죽지 말고 자신 있게 던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초반에는 마운드에 올라가서 눈치도 봤지만 계속 던지면서 나아졌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동안은 ‘왕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부족한 점은 체력에서 찾고 있다. 주권은 올 시즌이 끝난 뒤에 모습에 대해 “체력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이 공 80개를 던지면 공에 힘이 떨어져 교체하곤 했다. 이제는 80개 이상 던져도 무리 없이 던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겨울에 공도 많이 던지고 웨이트, 체력 보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다음 시즌을 두고는 “규정 이닝을 채우고 싶다. 승도 욕심이 난다. 10승 이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힘을 키워 패스트볼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주권은 “직구 스피드가 더 났으면 좋겠다. 힘도 더 생겼으면 좋겠다. 평균 140km 초중반대의 공을 던져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권은 시즌 중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에 대한 이야기로 관심을 모았다. 중국 대표로 출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 그러나 주권은 “들은 이야기는 전혀 없다”면서 “(한국 대표로는)욕심은 나지만 뽑아줘야 할 수 있는 것이다. 크게 생각은 안 해봤다”고 말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