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생생톡] '최고 시즌' 박경수의 반성, “주장으로 0점이죠”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10.06 06: 20

GG 노리는 최고 시즌에도 "죄송하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 "주장으로 0점"
주장 첫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 박경수(32, kt 위즈)는 커리어하이로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주장으로서 아쉬움이 가득한 시즌이었다.

박경수는 올 시즌 개인으로는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6리 20홈런 7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4할1푼5리, 장타율 0.527 모두 역대 최고의 기록이다. 게다가 순수 토종 2루수 최초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첫 골든글러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박경수는 주장으로서 연신 고개를 숙였다.
박경수는 거의 3할 타율을 확정짓고 있다.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가 3할 타율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20홈런 이상을 치면서 3할 타율까지 기록하고 있다. 스스로도 발전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럼에도 박경수는 “주장으로 빵점이다.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팀 성적이 안 나왔다. 야구는 결국 선수들이 하는 건데, 못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즌 막판 전열에서 이탈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박경수는 9월 11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우측 아킬레스건에 통증을 느꼈다. 1군 엔트리서 빠지지 않았지만 경기에 계속 나오지 못했고 결국 뒤늦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근에는 1군에 복귀했고 5일 수원 한화전에서 5번 지명타자로 복귀했다. 박경수는 “마지막에 10경기 이상 남겨두고 경기를 많이 못 나갔다. 나가서 같이 파이팅도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개인 성적에 대해서도 “개인 성적은 좋았지만 큰 의미가 없다. 팀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작년보다 팀이 승리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건 모든 선수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발전적인 부분이 있어야 성취감도 생기고 그래야 목표도 세우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작년보다 개인적으로 발전한 건 맞지만 만족하지 않는다. 부상으로 당하면서 주장으로 할 일을 못하고 있다. 그런 생각이 크다”고 덧붙였다.
만족할 부분도 있었다. 박경수는 “어린 친구들의 플레이 자체는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 부분은 긍정적이다. 열심히 하자, 밝게 하자라는 주문을 많이 했다. 잘 따라줬다. 하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 작년과 올해를 되돌아봐야 한다. 칼을 갈고 개인적으로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물어보는 문화는 좋았는데, 그런 분위기가 더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 그게 강팀이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성적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다. 골든글러브 후보로까지 언급되기 때문. 박경수는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지만 이 욕심도 가짜라고 생각하고 싶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박경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2년 송진우에 이어 프로 데뷔 후 14년 만에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되기 때문. 박경수는 “나와 같은 선수들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고 그들이 나를 보고 꿈을 가진다면 좋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경수의 가장 큰 매력은 2루수로 많음 홈런을 치는 것이다. 올해는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다. 박경수는 “풀타임을 뛰었을 때 홈런이 20개 보다 더 많을 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팀 3~5번 타자들의 수치보다는 적다. 욕심은 있다. 2년을 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내년에는 더 높은 수치를 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팬들에 대한 죄송함이 크다. 박경수는 “전 세부적인 것 보다는 전체를 봐야 한다.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주장으로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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