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의 ‘끝판대장’으로 든든한 활약을 선보였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호평 속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유력 지역 언론이 매긴 팀 내 투수 평점에서 최고 대열에 오르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컬럼니스트 제프 고든은 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연재물인 선수 평점 시리즈의 시즌 완결판을 내놨다. 일정 출전 시간 이상을 가진 소속 투수 전원의 올 시즌을 평가한 가운데 오승환은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알렉스 레예스와 함께 최고 평점인 ‘A’를 받았다. ‘A+’ 평점을 받은 투수는 하나도 없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에 대해 “세인트루이스의 올 시즌을 구한 선수 중 하나였다. 불펜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왔고 매우 결정적인 활약을 선보였다”라고 호평하면서 “6승3패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한 오승환은 14홀드를 따내며 중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 후 마무리로 승격해 22번의 기회에서 19번의 세이브를 기록했다”며 오승환의 올 시즌 투구 내용을 총평했다.
이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은 팀에서 가장 많은 78경기에 나섰으며 2.8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팀 내 불펜 투수 중 최고였다. 오승환은 79⅔이닝에서 103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반면 볼넷은 단 18개에 불과했다”라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오승환이 없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하기가 끔찍한 세인트루이스다. 지난 2년간 합계 93세이브를 기록한 특급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26)이 올 시즌 부진했기 때문이다. 로젠탈은 올 시즌 45경기에서 2승4패14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에 그친 뒤 부상으로 이탈하기도 했다. 만약 오승환이 없었다면 세인트루이스 불펜은 그대로 표류할 수도 있다.
존 모젤리악 단장이 “오승환의 올 시즌은 기대 이상이었다.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라고 극찬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오승환은 내년 기본 연봉 275만 달러의 계약이 발동되는 옵션도 채워 특별한 예외 조항이 없다면 2017년에도 세인트루이스의 핵심 불펜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마르티네스, 중반 이후 가능성을 보여주며 선풍적인 기대를 모은 레예스가 오승환과 함께 최고 학점인 A를 받았다. 잭 듀크가 A-, 맷 보우먼과 미겔 소콜로비치 B+, 타일러 라이온스, 케빈 시그리스트, 세스 마네스가 B 학점으로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로젠탈은 C-의 부진한 학점을 받았고 팀 부동의 에이스였던 아담 웨인라이트도 C-에 머물러 흐르는 세월을 실감해야 했다. 오승환과 함께 불펜의 새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나단 브록스턴 또한 C-였다. 마르티네스, 중반 이후 선발로 들어온 레예스를 제외하면 B학점 이상을 받은 선발 투수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평가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