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결정전 맞대결 확정, 끝까지 4위 싸움
2002년 이후 첫 PS 맞대결… 장외 혈투도 예고
2016년 KBO 리그 포스트시즌 초장부터 ‘빅 매치’가 성사됐다. 전통적인 인기 구단인 LG와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맞붙는다. 이제 남은 것은 누가 홈 어드밴티지를 잡느냐는 것이다. 남은 2경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총력전이 예상된다.
KIA는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4-2로 이기고 남은 2경기 결과와는 관계없이 최소 5위를 확정지었다. 2011년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 5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이다. 이로써 2016년 포스트시즌에 나갈 팀도 모두 확정됐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NC가 플레이오프, 넥센이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LG와 KIA가 4위를 놓고 마지막 싸움을 벌인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에게 큰 이점이 있다. 1차전을 홈에서 치를 수 있을뿐더러 2경기 중 한 번만 이기면 된다. 반대로 5위 팀은 한 판만 져도 탈락이다. 한 번의 실수, 혹은 한 번의 난조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지난해 충분히 증명됐다. 두 팀은 내심 4위를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
5일 현재 두 팀이 나란히 2경기씩을 남겨둔 가운데 LG가 반 경기를 앞서 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의미다. LG는 2경기를 모두 잡으면 KIA의 경기 결과와는 무관하게 자력으로 4위를 확정짓는다. 그러나 1승1패, 2패를 기록할 경우 모두 KIA에 뒤집힐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생겨 안심하기는 이르다.
LG는 6일 사직 롯데전에 헨리 소사, KIA는 대구 삼성전에 고효준을 선발로 예고했다. 6일에 결정이 날 수도 있지만 KIA가 이길 경우 8일 최종전에서나 순위가 갈린다. 이 경우 9일 하루를 쉬고 곧바로 10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임해야 하는 양팀의 구상이 복잡해 질 전망이다. 8일 활용하는 선발 투수는 사실상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쓰지 못하는 까닭이다. 막판까지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최고의 흥행카드로 포스트시즌 판이 출발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두 팀은 팬덤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강한 KBO 리그의 대표 인기팀이다. KIA는 2009년, LG는 1994년 이후 우승이 없고 근래에는 한국시리즈 진출 사례도 없어 팬들의 응원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200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규시즌 4위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현대를 2승으로 꺾고 2위 KIA와 상대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LG가 1승2패의 불리한 상황에서 4·5차전을 연달아 이기고 1998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다만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혈투 끝에 삼성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2년 플레이오프 당시 최우수선수(MVP)가 박용택이었고 5차전 승리투수가 이동현이었다. KIA는 김진우가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다. 양팀은 전신인 MBC와 해태 시절부터 뜨거운 응원 열기의 충돌을 일으키곤 했다. 게다가 두 팀의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1차전이 어디서 시작하든 팬들의 시선이 집중될 시리즈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기태 KIA 감독(왼쪽)-양상문 LG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