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수화기 너머 들리는 최형우(삼성)의 목소리에는 월간 MVP 수상의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최형우는 KBO가 시상하고 2016년 KBO 리그 타이틀 스폰서인 타이어뱅크가 후원하는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9월 MVP'로 선정됐다. KBO 리그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28표 중 12표(43%)를 획득한 최형우는 9표를 얻은 류제국(LG)을 3표 차로 제치고 KBO 9월 MVP에 선정됐다. 최형우의 KBO 월간MVP 수상은 2011년 8월과 2012년 7월, 2013년 7월에 이어 4번째다.
최형우는 9월 한달 간 타율 4할3푼5리(85타수 37안타) 8홈런 27타점을 기록하면서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단독 1위에 올랐고 타율과 안타, 출루율(.524), 장타율(0.788)에서도 2위를 기록하는 등 9월에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9월 27일 마산 NC전에서 시즌 30홈런으로 KBO 역대 6번째 3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밟았고 여기에 KBO 리그 역대 4번째로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가 됐다.
최형우는 5일 오전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예상을 깼다. 니퍼트 또는 보우덴이 받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어제 경기가 끝난 뒤 구단 관계자를 통해 월간 MVP 수상 소식을 접하고 내가 깜짝 놀라는 걸 후배들도 다 봤다. 전혀 기대를 안했으니까 그런 표정이 나오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잘했지만 후보 선수들의 성적이 워낙 뛰어나 기대를 안했는데 이렇게 받게 돼 기쁨이 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은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갔다. 4번 타자로서 마음이 무거울 수 밖에. 최형우는 "팬들께서 기대를 많이 하셨을텐데 정말 죄송하다. 선수들 또한 많이 아쉽다. 늘 1등을 해왔던 팀이 말도 되지 않을 만큼 한 순간에 추락하는 게 결코 흔치 않다. 정말 노력을 많이 했는데 아쉽다. 그만큼 선수들도 마음의 짐이 컸다. 팬들도 이 부분 만큼은 잘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타격, 최다 안타, 타점 등 3개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정규 시즌 MVP 2파전이 예상된다. 이에 최형우는 "올해 만큼은 도전해보고 싶다. 꼭 받고 싶다는 것보다 도전하고 싶다는 의미다. 이런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 내 관점에서 봤을때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쉽지 않다. 상대 후보의 성적을 떠나 나 스스로 성적에 만족하는 만큼 도전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9월 MVP에 선정된 최형우에게는 상금 200만원이 수여되며 시상은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IA와의 경기에 앞서 진행될 예정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