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데 부상을 안고 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국 해냈다".
양준혁 MBC스포츠 해설위원이 박한이(삼성)이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달성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한이는 4일 대구 LG전서 안타 1개를 추가하며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했다. 이로써 양준혁 위원과 타이 기록(1993~2008년)을 이루게 됐다.
양준혁 위원은 5일 오전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가장 아끼는 후배인 박한이의 대기록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박한이 하면 '꾸준함의 대명사' 아닌가.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고 현역 시절 룸메이트를 이루기도 했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2010년 현역 유니폼을 벗게 된 양준혁 위원은 "박한이는 마흔다섯 살까지 현역 생활을 하면 좋겠다. 내가 이루지 못했던 걸 박한이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러닝 등 하체 강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양준혁 위원과의 일문일답.
-박한이가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하며 타이 기록을 이루게 됐다.
▲가장 아끼는 후배인 박한이의 대기록 달성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올 시즌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 아직도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데 부상을 안고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국 해냈다. 박한이 하면 '꾸준함의 대명사' 아닌가.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고 현역 시절 룸메이트를 이루기도 했는데 정말 대단하다.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올 시즌 무릎 수술 등 각종 악재 속에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가장 가깝게 지내는 선배로서 그 심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
▲나랑 같이 선수로 뛸땐 아프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박한이도 사람이다보니 나이가 드니 부상이 찾아왔다. 아픈데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 아프더라도 주장으로서 팀을 위해 뛰어야 하지만 너무 무리하진 마라고 조언했다. 아픈 걸 참고 무작정 하는 건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다. 무리하지 말고 몸조리 잘 해서 오래하는 게 최고라고 이야기했다.
-박한이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편으로는 선배로서 부러운 부분도 있지 않을까.
▲박한이는 장점이 많은 선수다. 타고난 체격 그리고 우직한 성격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성공 요소가 많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그렇게 해야만 박한이처럼 오래 할 수 있다.
-이승엽, 박한이 등 후배들이 각종 기록을 경신할때마다 기분이 묘할 것 같다.
▲내가 세웠던 기록이 경신될때마다 기분이 묘하긴 했다. 뒤집어 보면 내가 장종훈 선배님의 기록을 다 경신했는데 그 당시 장종훈 선배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결국 기록이란 건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영원히 가지고 있으면 좋은 부분도 있겠지만 이승엽, 박한이 등 함께 뛰었던 후배들이 그 기록을 뛰어 넘어 더 기쁘다. 그러면서 내 이름이 오르내리고. 기록 자체가 목표가 되기도 한다. 후배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선배로서 박한이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마흔다섯 살까지 현역 생활을 하면 좋겠다. 내가 이루지 못했던 걸 박한이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러닝 등 하체 강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무릎 통증 탓에 순발력이 저하되는 게 눈에 보인다. 나도 경험해봤는데 순발력 강화 훈련이 중요하다. 이제부터 정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박한이는 충분히 마흔다섯 살까지 뛸 수 있다. 다만 나이만 많다고 되는 게 아니라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 이른바 계륵같은 존재가 돼 버티면서 하는 게 아니라 팀에 플러스 요소가 돼야 한다. 감독 입장에서는 나이만 많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쓸 수도 없고 안 쓸 수도 없다. 이승엽처럼 불혹의 나이에도 중심 타자로서 잘 해줘야 한다. 그만큼 자리 관리가 중요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