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팽팽한 투수전을 기어코 승리로 가져왔다.
넥센은 지난 4일 마산 NC전에서 9회 서건창의 드라마 같은 동점타와 10회 김지수의 극적 역전타를 앞세워 3-1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넥센은 NC전 상대전적 8승7패를 기록하면서 5일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2013년(9승7패) 이후 3년 만에 NC전 시즌 열세에서 벗어났다.
이날 넥센과 NC의 경기는 9회초 득점이 없었다면 2시간 이내에 끝날 뻔했을 정도로 '초스피드' 경기였다. NC 선발 장현식과 넥센 선발 스캇 맥그레거가 번갈아 호투를 펼쳤고 투구 템포까지 빨라 경기가 신속하게 진행됐다. 넥센 타자들은 특히 8회까지 단 2안타 무사사구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0-1로 뒤진 9회 2사 후 대타 홍성갑이 볼넷을 얻어 걸어나갔고 2사 1루에서 나온 서건창의 우익선상 2루타에 대주자 유재신이 홈으로 돌아오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완봉승에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놨던 장현식은 경험이 부족했던 까닭인지 9회 2사 후 급격하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넥센은 10회 윤석민의 좌중간 안타, 김민성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 찬스에서 대타 김지수가 좌익수 뒤로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윤석민의 대주자 강지광이 득점에 성공해 경기를 뒤집었다. 교체된 포수 김재현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2사 만루에서 9회 대주자로 나왔던 유재신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경기를 완성했다.
넥센은 이날 포스트시즌을 미리 경험했다. 양팀의 가장 좋은 카드가 몰아서 나오는 포스트시즌은 숨막히는 투수전인 경우가 많다. 넥센은 이미 상대 선발의 기에 눌리며 분위기를 경험했다. 그렇지만 한국 무대가 처음인 맥그레거도 7이닝 1실점 호투로 맞붙을 놓으면서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각종 대타, 대주자, 대수비 요원들이 생각지 못한 경기 흐름에 모두 투입됐는데 이들이 각자 제 역할을 잘 해준 것도 하나의 수확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맡아야 할 역할이 적지 않은 선수들이다. 또한 9회 무사 3루를 넘긴 이보근과 10회를 마무리지은 김세현 역시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잘 지키며 필승조로서의 안정감을 보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후 "오늘 맥그레거의 패넌트레이스 마지막 투구였는데 포스트시즌 때 기대가 되는 피칭을 해줬다. (김)지수를 포스트시즌 때 우타 대타 요원으로 쓸 생각인데 오늘 그 과정을 수행해줘서 긍정적"이라고 말하며 선수들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완봉패 위기에 몰렸으나 그 결과가 긍정적이었던 것은 넥센에 둘도 없는 가을야구 '예방주사'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