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상품' 박건우, “현수형 공백? 한 시즌으로는 부족”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10.05 05: 50

타율 3할-20홈런으로 올 시즌 최고 활약
"이 정도로 성적이 나올 줄은 몰랐다"
“한 시즌으로는 비교 불가죠”.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26)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5리 20홈런 81타점 17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의 공백을 메우고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하지만 박건우는 “앞으로 더 잘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박건우는 이미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홈런-20도루에는 도루 3개가 남아있다. 박건우는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마음을 비웠다. 130경기 정도 뛰면서 17도루를 했는데 남은 3경기에서 하는 건 수치상 불가능하다. 이대형 선배처럼 도루를 잘 하는 타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공백을 메웠다’라는 말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박건우는 “현수형이 한 시즌을 잘 해서 ‘역시 김현수다’라는 소리를 듣는 게 아니다. 꾸준했다. 나는 한 시즌을 잘 했을 뿐이다. 앞으로 더 잘 해야 한다. 한 시즌 가지고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빨리 나와야 한다. 며칠 전 타격감이 안 좋았다. 밸런스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연구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박건우는 “시즌이 끝나고 잘 쳤을 때 영상도 보고 연구해야 할 것 같다. 3할을 꾸준히 치는 선배들을 보면 공도 많이 보면서 슬럼프도 금방 벗어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공격적인 스타일이 잘 맞을 때는 장점이 있는데, 안 맞을 때는 잘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체중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시즌 시작 때는 95~96kg였는데, 지금은 81kg다”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기대 이상의 성적에는 스스로 높은 점수를 준다. 박건우는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다. 사실 타율 2할8푼, 100안타, 70타점 정도면 성공적이라 생각했다. 홈런과 도루도 두 자릿수 정도를 생각했다. 그런데 다 넘으니까 좋다. 아무도 이 정도로 할 것이라고 예상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의 박건우를 만든 건 절박함이었다. 제대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박건우는 시즌 중반 옆구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1군에서 꾸준히 출전했다. 박건우는 당시를 떠올리며 “아프고 힘들 때 조금은 쉬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할 것이다. 하지만 7년 동안 준비를 한 게 아까웠다. 두산에서 ‘1번을 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고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빠진다는 생각을 안 하려 했다. 엔트리 제외 이야기도 나왔지만 내가 빠지면 누군가 뛰어야 했다. 그 모습이 불안했다. 정말 못 뛸 때 빠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올해 안 빠지고 뛴 게 저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박건우는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그는 “예전에 친구들은 잘 하고 나는 2군 생활을 하면서 잘 안 되니 고생하셨다. 지금은 제가 잘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매일 보신다. 보고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 좋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건우는 “오늘(4일) 경기에 부모님을 초대했다. 그동안 아버지는 한 번도 경기를 보러 오신 적이 없으시다. 제가 넘어지고 다치는 모습을 못 보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오늘은 부담없는 경기이니 편하게 보시라고 했다. 이제야 효도하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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