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말하는대로’, 뻔한 처세술의 끝을 고하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10.04 15: 40

사실 강연이라고 하면 어디서 들어본 듯한 내용, 뻔한 처세술을 예상하게 되는데 ‘말하는대로’는 다르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뻔한 줄 알았는데 막상 얘기를 들어보면 가슴을 뻥 뚫어주는 것은 물론 함께 공감하고 마음을 나누는 힘이 있다.
JTBC ‘말하는대로’는 ‘말로 하는 버스킹’으로 버스커들이 야외에 나와서 시민들 앞에서 자신의 얘기를 하고 시민들과 얘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그간 ‘말하는대로’와 비슷한 느낌의 프로그램들이 있었기 때문에 채널을 돌리다 그냥 넘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버스커들의 얘기가 궁금해져 끝까지 보게 되고 버스커들과 시민들이 소통하는 모습은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버스커들은 ‘나 잘났다’, ‘이렇게 해라’라는 자랑 또는 처세술 얘기가 아닌 힘들었던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고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는 면이 크다. ‘말하는대로’를 향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위로와 공감이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건 버스커와 시민들의 거리가 물리적으로 가까운 것이 한 몫 한다. 버스커들이 시민들 바로 앞에서 얘기하는 만큼 시민들은 버스커들의 얘기에 더욱 집중, 공감도가 높아지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첫 방송에서 생선 작가라 불리는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의 김동영 작가가 시민들과 만나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솔직하게 학벌 콤플렉스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누구나 쉽게 얘기할 수 없는 콤플렉스인데 김동영 작가는 주변 사람들이 모를 만한 것들에 일부러 집중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후 불안 때문에 공황장애가 걸려 지금까지도 안정제를 먹는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는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이 자신을 사랑하는 거였다고 밝힌 김동영 작가의 얘기에 한 시민은 김동영 작가와 같이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응원의 말을 하는 등 위로하고 위로 받는 시간을 가졌다.
장도연의 얘기도 마찬가지였다. 장도연이 전문적으로 강연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며 자신이 고민스러웠던 점을 밝히고 천식을 앓는 엄마를 위해 착한 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를 했다. 장도연의 얘기에 공감한 한 시민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하고, 또 한 어머니 시민은 장도연을 마치 딸처럼 보듬어주는 말을 해줬고 결국 장도연은 눈물을 흘렸다.
일방향적인 얘기가 아니라 쌍방향으로 서로 소통하고 위로해주는 것, 그것이 ‘말하는대로’가 가진 힘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말하는대로’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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