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29, NC)은 1년 전 NC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당시 투병 중이었던 그는 선수단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시구자로서 마운드에 올라 동료들을 응원했다.
1년이 지나 이제는 당당하게 NC 불펜의 필승조로 '가을 야구'를 기다리고 있다. 5월 31일 복귀전을 치른 지 4개월이 지났다. 투병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51경기에서 나와 3승3패 3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 중이다. 홀드 부문에서 팀내 1위, 전체 4위에 올라 있다.
-복귀 후 4개월이 지났다. 많이 던지고 있는데 몸은 어떤가.
"체중이 8월 한여름에 조금 힘들어 빠졌다가, 다시 9월 들어 체중이 늘었다."
-복귀 때 몸무게가 83~84kg였다고 했는데.
"85kg까지 쪘다가 82kg까지 줄더라. 여름에는 조금 빠지는 편이다. 완치 후에도 계속 음식량을 조절하다보니 여름에 체중이 줄었다. 지금은 다시 85kg까지 올라왔다. 아프기 전에는 88~89kg였다. 올 시즌이 끝나면 1~2kg 불린 후 웨이트 훈련을 많이 하려고 한다."
-복귀 하고 성적이 좋은 편이다.
"성적은 기대를 전혀 안 했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게 나와서... 중간에 조금 욕심을 부렸는데, 역시나 욕심을 내니깐 더 안 되더라. 욕심 버리고 하는 대로 편하게 하자는 마음이다."
- 아프기 전보다 더 잘 던지는 것 같다. 오버페이스가 걱정됐다.
"더 좋아졌다(웃음), 몸은 조금 피로감도 있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느끼는 수준이다. 오버페이스는 아니다."
-전반기까지 잘 던지고 8월에 조금 안 좋았다.(8월 12경기 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86)
"실점이 많았다. 2연전이 시작되고 이동이 많다 보니 힘들었다. 버스를 타면 (타기 전에) 음식을 못 먹는다. 소화가 잘 안 돼서 자제해야 한다. 빈속으로 버스 이동하고, 도착해서는 새벽에도 밥을 못 먹으니 체력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더라. 제구도 흔들리고 공의 회전이 약해져서 맞아 나갔다."
-9월에 다시 좋아졌는데. (9월 14경기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86. 비가 내린 9월 29일 삼성과 더블헤더 2차전에서 마운드가 미끄러워 ⅔이닝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올라갔다)
"기술적으로 2014년 후반기에 야구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면으로 커버한다고 할까.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좋아졌다고 할까. 체력이 떨어졌을 때 억지로 힘으로 밀어부치지 않고, 힘을 빼고 공 회전수에 더 신경쓰다 보니 좋아지는 것 같다."
-1년 전 포스트시즌에 시구자로 나섰다. 올해 포스트시즌을 앞둔 느낌은.
"많이 설렌다. 작년 시구하면서 안타깝게 팀이 탈락하는 것도 봤는데. 올해는 조금 더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다."
-1년 전 시구하면서 이렇게 빨리 복귀할 줄 예상했는가.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컸다. 언제 할 수 있을까 예상하기 보다는 그저 빨리 돌아오고 싶다는 마음에 몸도 빨리 만들었다."
-감독이 집단 마무리 체제를 얘기했다.
"크게 달라질 것 없다. 롯데전에서 세이브 올리기도 했는데 상황에 대해 크게 부담없다. 야구를 즐기다보니..."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비결이 있을까.
"마지막 치료가 끝나고 많은 용기가 생겼다. 그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뭔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 일들이 생길 것 같다는 기분. 야구를 즐기게 되고, 편안한 마음으로 성적 부담없이 던지는데, 성적도 잘 나오고."
-목표가 있다면.
"성적은 생각 안 하고, 공 던지는 것을 즐기자. 건강과 야구만 신경 쓴다. 경기 끝나면 따로 할 일이 없다. 마운드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스트레스도 마운드에서 푼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