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열에 여덟이 3할' 이제 강타자 조건 아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10.04 06: 00

"7번을 실패해도 박수를 받는 게 야구"라는 말이 의미를 잃고 있다.
2016시즌 KBO 리그라는 드라마도 이제 종영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도 다사다난했던 가운데 리그를 관통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역시 '타고투저'다. 올 시즌 리그 전체 타율은 지난 3일 기준 2할9푼.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로 리그 전체가 3할에 수렴해가고 있다. 팀 타율 1위 두산은 팀 전체가 2할9푼7리를 기록 중이다.
3일 KBO 리그에 등록돼 있는 타자는 179명. 그리고 올해 리그 규정 타석(경기수X3.1)을 채운 타자는 54명인데 그중 3할을 넘긴 타자는 무려 41명(76%)이다. 리그 전체 타율 1위는 최형우(.374)로 지난해 테임즈(.380) 다음으로 높은 시즌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할5푼을 넘긴 타자도 4명인데 2009년, 2014년(이상 5명)에 이어 많은 수치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무려 76%가 3할을 넘겼다. 이들의 평균 타율은 무려 3할1푼4리다. 일본은 양대 리그를 합쳐 55명 중 15명(27%)이 3할 타자고 메이저리그는 양대 리그 총 146명 중 25명(17%)으로 그 비율이 더 적다. KBO 리그만 비정상적으로 많은 타자들이 7번의 실패조차 겪지 않고 있다.
시원한 타격전은 야구를 보는 묘미 중 하나긴 하지만 안그래도 기반이 약한 리그 투수들을 더욱 흔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한 경기당 양팀을 통틀어 10득점 이상이 나고 있는 셈이다. 지키는 야구가 힘든 상황 속에서 경험이 적은 투수들은 타자들의 높은 타격 기술에 휩쓸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10구단 체제로 전력이 분산되면서 어린 투수들이 많은 팀들은 더욱 고전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10위인 kt(5.97)는 지난해(5.56)보다도 더욱 마운드 사정이 악화됐다. 한화는 선수들이 줄부상에 고전하며 5.79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 역시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5.70이라는 달갑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팀 평균자책점이 5점대 이상인 팀만 6개다.
"투수의 성장이 타자의 성장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짚는 타고투저의 원인이다. 그전까지는 인위적으로 타고투저 성향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아마추어 때부터 성적내는 야구보다 기초가 탄탄한 야구를 지향해야 한다. 오타니 쇼헤이(니혼햄), 후지나미 신타로(한신)를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 것인가.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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