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탈락 확정된 한화·롯데·삼성의 7위 전쟁
1G차 7~9위, PS 탈락했지만 '자존심 싸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켜라.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확정됐다. 지난 2일 한화와 롯데가 같은 날 가을야구 탈락이 결정된 가운데 삼성도 3일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소멸됐다. 7위 한화, 8위 롯데, 9위 삼성은 불과 1경기차로 촘촘하게 붙어있다. 시즌 막바지이지만 최종 순위 자리를 놓고 마지막 자존심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생각하면 낮은 순위가 유리하지만 지켜보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프로의 우선가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순위가 결정될 때까지는 베스트로 한다"고 말했고, 삼성 류중일 감독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드래프트 순위 때문에) 여유 있게 하면 욕먹는다"고 강조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 역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시즌을 끝내겠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이미 10위 꼴찌 자리는 kt가 확정됐다. 그 다음 9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아직 5강 탈락 트래직넘버 1이 남은 6위 SK를 제외한 한화·롯데·삼성 3개팀 모두 9위가 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어떻게든 9위는 피해야 한다. 어차피 가을야구를 못하는 건 같은 처지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순위는 남는다.
9년 연속 가을야구 좌절의 불명예를 쓴 한화는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자력으로 7위 확정이 유력하다. 롯데와 삼성이 4경기 전승을 하지 않는 이상 가능하다. 한화가 1승1패를 해도 롯데와 삼성이 3승1패씩 하지 않는 이상 9위로 내려가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한화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지면 롯데와 삼성이 2승2패로 5할 승률만 거둬도 9위로 내려가게 된다.
롯데는 자력으로 한화·삼성보다 가장 높은 승률을 찍을 수 있다. 남은 4경기 모두 이기면 SK와 공동 6위 가능성도 남아있는 롯데는 3승1패를 거둘 경우 한화가 2승, 삼성이 4승을 해야 9위로 떨어진다. 2승2패를 한다면 한화가 1승1패, 삼성이 3승1패를 해야 9위다. 1승3패를 하면 한화가 2패를 하더라도 삼성이 2승2패로 반타작만 해도 9위로 떨어질 위험성이 있다.
현재로선 삼성의 9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삼성이 남은 4경기를 모두 지면 자동으로 9위가 된다. 1승3패를 하면 롯데가 4패를 해야 9위를 모면할 수 있다. 2승2패를 할 경우 롯데가 1승3패 또는 한화가 2패를 해야 한다. 3승1패를 하더라도 한화가 2승, 롯데가 3승1패를 하면 9위 자리를 벗어날 수 없다.
잔여 일정으로 봐도 삼성이 가장 불리하다. 아직 4위 싸움이 걸려있는 LG(1경기)-KIA(2경기)와 3경기가 예정돼 있다. 시즌 최종전에는 SK와 붙는다. 롯데도 4위 LG와 1경기가 남아있지만, 순위가 최종 결정된 두산(1경기)·넥센(2경기)과 경기가 더 많다. 한화는 5일 kt전과 8일 KIA전으로 일정에 여유가 있다.
한화는 지난해 6위로 도약했지만 2013~2014년 9위로 최하위에 그친 아픔이 있다. 다시 9위로 돌아갈 수 없다. 롯데 역시 지난 4년간 순위가 5-6-7-8위로 계속 떨어졌는데 9위까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1996년 6위가 구단 역사를 통틀어 최저 순위였던 삼성에 9위 추락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이다.
아직 알 수 없는 4위 싸움과 함께 어느 팀이 최종 9위로 떨어질지도 시즌 막판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waw@osen.co.kr
[사진] 김성근-조원우-류중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