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장점을 최대한 보여주겠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카타르(수원)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후 이란 원정길에 올라 11일(테헤란) 4차전을 벌인다.
슈틸리케호는 중국, 시리아와 1, 2차전서 1승 1무의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며 발걸음이 급해졌다. 3, 4차전서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난관에 빠질 수 있는 형국이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3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에 한 데 모여 처음으로 발을 맞췄다. 유독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고광민(서울)이 주인공이다. 훈련 내내 싱글벙글인 그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대표팀에 뽑혔다는 자체가 기뻤지만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대표팀에 처음 와서 훈련했다. 긴장하지 않고 재밌게, 열심히 하려고 했다."
고광민은 멀티 측면 수비 자원이다. 본업은 좌측이지만 우측에서도 뛸 수 있다. 풀백 자리에 주인이 없는 슈틸리케호엔 더없이 반가운 존재다. 더욱이 오재석이 카드 징계로 카타르전에 나오지 못해 홍철(수원), 정동호(울산)와 함께 측면 수비를 책임져야 한다.
고광민은 "좌우측에 각각 장단점이 있어 크게 상관은 없다"면서 "훈련장에서 나만의 장점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장점을 최대한 발휘한다면 좋은 기회도 올 수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대표팀 선배 차두리와 김진규로부터 뜻하지 않은 응원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고광민은 "두리 형과 진규 형이 자기 일처럼 축하를 해줬다. '넌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준 게 기억에 남는다"고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고광민의 온순하고 순수한 성격은 그라운드에서도 잘 드러난다. 거친 몸싸움과 공중볼 경합보다는 영리한 플레이를 즐겨한다. 순하기만 했던 그도 대표팀에 들어오자 눈빛이 달라졌다.
"여기까지 온 만큼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뛰는 것 뿐이라 훈련이지만 열심히 했다. 기간이 많이 길지 않은 만큼 나만의 장점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