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 우승’ 한국전력, 명실상부 대권 도전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03 18: 25

한국전력은 1945년에 창단, 현존하는 프로배구팀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팀이다. 그러나 아직 V-리그 우승 경력은 없다. 점점 좋은 전력을 구축해나가고 있던 와중에 승부조작 사태가 터져 팀이 와해됐고, 이후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언더독으로 보냈다. 전력에 비해 경기력이 못 미치는 시즌도 꽤 있었다.
그러나 그 한국전력이 올 시즌은 ‘태풍의 중심’으로 떠오를 기세다. 한국전력은 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KB손해보험과의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기고 감격적인 KOVO컵 첫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었다. 바로티, 전광인, 서재덕으로 이어지는 빠른 공격 라인이 진가를 과시했다.
지난 시즌에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한국전력의 국내 선수 라인은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가대표 공격수들인 전광인과 서재덕이 버티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타 팀의 부러움 대상이었다. 여기에 문제점이었던 세터 자리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강민웅을 채워넣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센터진에 윤봉우를 영입하며 알찬 전력 보강을 마쳤다.

외국인 트라이아웃으로 수준이 평준화된 상황에서 국내 선수 진용이 좋은 한국전력을 강호로 뽑는 시선은 많았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KOVO컵에서 그 기대를 뛰어넘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전체적으로 빠른 배구로 무장했고, 강민웅의 토스도 한층 안정감을 찾았다. 윤봉우는 높이를 제공했고 바로티는 타 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밀리지 않는 기량을 보여줬다.
그런 한국전력은 조별예선에서 현대캐피탈(3-1), KB손해보험(3-0), OK저축은행(3-0)을 일축하고 준결승에 올랐고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평가까지 나온 대한항공과의 준결승전에서도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합류했다. 하루도 못 쉬고 결승전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은 KB손해보험의 높이를 따돌리고 KOVO컵 첫 우승으로 노력을 보상받았다.
이런 한국전력이 정규시즌에서도 선전하기 위해서는 주축 선수들의 몸 관리와 백업 멤버 확충이라는 마지막 과제를 넘어야 한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도 “우리 팀은 주전과 백업간의 객관적인 기량 차이가 다소 큰 팀”이라고 인정한다. 긴 시즌에서 언제든지 부상이나 일시적인 부진은 나올 수 있는 만큼 한국전력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전 선수들의 기량과 리듬 자체는 최정상임이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났다. 한국전력의 첫 대권 도전이 KOVO컵 우승과 함께 시작됐다. /skullboy@osen.co.kr
[사진]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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