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뚜벅뚜벅' 양현종, 내구성 200이닝! 자존심 10승!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10.03 17: 23

내구성을 증명한 200이닝이었고 자존심을 세운 10승이었다.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29)이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16차전에 시즌 31번째로 선발등판해 5⅔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팀 타선의 지원을 받아 승리를 안아 200이닝과 10승을 동시에 달성했다. 팀은 9-6으로 승리했다. 
힘겨웠던 200이닝과 10승이었다. 1회초 선두 이대형에게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3루수 이범호의 호수비덕에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오정복 중전안타, 유한준 2루타를 내주고 위기에 몰렸고 이진영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첫 실점했다. 

1회말 타선이 타자일순하며 대거 6점을 뽑아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3회초 1사후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내주고 흔들렸고 유한준에게 좌익수 옆 2루타와 내야땅볼로 두 점을 허용했다. 4회와 5회는 삼자범퇴로 막고 가볍게 200이닝을 돌파하는 듯 했다.  
그러나 200이닝을 의식한 탓인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흔들렸다. 6회 유한준, 이진영, 대타 윤요섭에게 연속 좌전안타를 내주고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심우준에게 밀어내기 볼넷까지 내주었다. 박용근을 2루 뜬공으로 잡고 데뷔 첫 200이닝에 입맞춤했다. 역대로는 50번째. 양현종은 이해창을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잡고 김진우에게 바통을 넘기고 등판을 마쳤다.
올해는 KIA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와 SK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에 이어 세 번째 200이닝 투수가 되었다. 특히 지난 2007년 한화 류현진(211이닝) 이후 9년 만에 토종 투수로는 처음으로 200이닝을 던졌다. 팀 역대로는 1994년 조계현 이후 22년만이다. 입단 이후 개인 최다는 2015시즌 184⅓이닝이었다.
헥터와 팀 동반 200이닝은 2001년 SK 에르난데스와 이승호 이후 15년만이고 팀으로는 91년 이강철, 선동렬 이후 25년만이다. 투혼과 공헌의 상징인 200이닝 클럽에 들어가며 내구성을 갖춘 투수로 인정받았다. 올해는 특별한 부상 없이 뚜벅뚜벅 걸으며 한 시즌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이는 200이닝이었다. 
이날은 타자들이 양현종에게 묵은 빚은 갚았다. 2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9승에 그쳤던 것은 빈약한 득점력이었다. 그러나 이날만은 달랐다. 1회 6점을 뽑았고 5회와 6회 각각 한 점을 보탰다. 양현종이 5점을 까먹었지만 활발한 타격으로 10승을 채워주었다. 에이스의 자존심이 걸린 10승이었기 때문이었다. 불펜진도 1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길을 닦아주었다. 덕택에 양현종은 팀 역대 최초로 3년 연속 좌완 10승을 달성했다. 
경기후 양현종은 "오늘 경기에서 내가 한 것은 없다. 타자들이 다 해줘 200이닝도 달성하고 10승도 거둘 수 있었다. 야수들에게 고맙다. 시즌 초반부터 200이닝을 꼭 하고 싶은 기록이었다. 200이닝을 달성하는 것이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지켰다는 징표라 영광스럽다. 3년 연속 좌완 10승 역시 하고 싶었다. 좌완 최초의 기록들을 세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삼진이 부족해 3년 연속 150 탈삼진을 달성 못했는데 아쉽지만 기록을 떠나 팀이 이길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현재 가을야구가 눈 앞에 있는데 다른 팀 성적보다는 우리 팀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
[사진] 광주=박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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