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력소' PD "광희, 선배 역할 잘해..괜히 '무도' 아냐" [대기실습격③]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10.10 10: 30

예능에 목마른 방송인들을 구제하기 위한 알선 서비스가 탄생했다. 이름하야 '예능인력소'. 말 그대로 숨어있던 예능 꿈나무들을 발굴해 이들의 일자리를 찾아주는 포맷으로 신선하고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오늘(10일) 첫 방송되는 tvN '예능인력소'가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김구라부터 이수근까지 이른바 '예능 어벤져스'라 불리는 MC 군단이다. 예능이라면 이젠 빠삭하다 못해 전문적인 다섯 명이 후배 양성을 위해 모처럼 뭉친 것. 
이들은 매주 최고의 예능인이 되기 위해 출연하는 일명 '바라지'들을 직접 선정하고 훈련시켜 마침내 '빛나리'가 되도록 도와주고 훈련시키는 지대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포맷부터 MC까지 뭐 하나 평범한 것 없는 '예능인력소'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또 앞으로 어떤 방향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 될지 한창 촬영 중인 박종훈 PD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 '예능인력소'라는 프로그램명부터 심상치 않다. 이러한 포맷을 기획한 의도와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요새 신인들이 나갈 수 있는 장르나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 매회 게스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봤자 '라디오스타'나 '해피투게더' 정도인데, 막상 출연하려고 하면 기회가 없고 막혀있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 기회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려고 했다. '예능인력소'를 통해서 신인이나 제야에 묻혀있는 중고 신인들을 발견해서 예능 원석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 흔히 '예능 어벤져스'라고 불리는 다섯 명이 MC로 발탁됐다. 섭외에 어려움은 없었나. 
"섭외 어려웠다. 특히 김구라 씨 같은 경우는 8개월 전부터 얘기를 했다. 섭외 할 당시 프로그램을 워낙 많이 하고 계셔서 스케줄을 맞추는 것부터 힘들었다. 그럼에도 다섯 MC들 모두 신인들을 재발견한다는 것, 또 그들이 나왔을 때 캐릭터를 메이킹해주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 얘기 듣자마자 기획의도나 기획 방향 다 괜찮다고 흔쾌히 응해주셨다." 
- 다섯 명의 MC들이 인력소 소장부터 멘탈 컨설턴트까지 각각의 역할이 있다. 각각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김구라 씨 같은 경우 예능인력소 소장을 맡고 있다. 항상 사람들을 볼 때 냉정하게 분석하고 거기에 대해 속시원하게 얘기를 해주시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분석에 대해서 시청자들도 공감도 많이 하고 있고. 그걸 가지고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서장훈 씨 같은 경우는 방송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루 종일 TV만 보니까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신인들을 관찰하고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아무래도 방송을 한지 얼마 안 돼서 신인들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할 말을 안 하시는 분은 아니다. 원칙과 고집이 뚜렷하기 때문에 가령 출연자가 개인기를 했는데 별로면 '시청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거다'라고 명확하게 말해줄 수 있어서 시청자들이 좋아할 것 같다. 
이수근 씨는 그야말로 선수다. 신인들이 잘 못해도 그걸 어떻게든 잘 살려준다. 아무래도 신인들이 카메라 앞에 서면 떨고 평상시에 재밌던 것도 잘 못 살리는데, 이수근 씨가 그걸 기가 막히게 살려준다. 실수해도 그걸 개그로 승화시켜주면서 개인기를 재활용 시켜주는 역할이다. 신인들에게 기운을 실어줘서 신인들이 이수근 씨를 워낙 좋아한다. 
김흥국 씨는 누가봐도 어떤 스타일인지 알지 않냐. 어디로 튈지 모르고 대략 30년 동안 하나의 스타일로 꾸준히 밀고 있다. 질문들이 두서가 없어서 신인들이 초반에 당황을 할 수도 있는데, 이를 통해 멘탈 체크를 해주는 역할이다. 말하자면 '예능인력소'의 고문 같은 역할이랄까. 
조세호 씨는 MC지만 게스트 쪽에 서서 선배로서 후배를 데리고 나오는 콘셉트다. 별명을 '조사장'으로 해서 후배들을 대변해주면서 매주 본인이 예능 인력공급을 해주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후배들을 치켜올려주면서 게스트 쪽의 중심를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 기획 단계부터 염두해뒀거나 앞으로 초대하고 싶은 '예능 인력'이 있나.
"딱히 누구라고 특정짓기 어려운 것 같다. 예를 들어, 이미 데뷔했지만 데뷔한 지 모르는 분들이거나 오래 전에 잊혀졌다가 최근에 뭐하고 있을지 궁금한 분들 모두 출연의 기회가 있다. 가수나 배우, 영화인 장르도 상관 없다."
- 선배들이 후배를 데리고 나오는 콘셉트는 어떻게 진행되나. 
"기본적으로 선배랑 후배가 친해야 된다. 선배가 후배를 끌어준다는 컨셉이다 보니까 제작진이 일방적으로 붙이는 게 아니라 선배 역할을 할 출연자를 섭외를 하면 평상시에 재밌는데 방송에 나와서 기회를 못 잡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해달라고 부탁드린다. 반대로 신인들 같은 경우는 오디션을 본다. 이번에도 대략 100명 가량 오디션을 치렀다. 오디션을 보고 나면 친한 연예인 중에 본인을 끌어줄 사람이 있냐고 물어본다. 섭외는 이렇게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 오디션에서 '바라지'들을 뽑는 기준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개인기를 선보여야 한다. 보통 예능에서 자기를 알리기 위해서는 개인기를 많이 요구하지 않냐. 우선은 대화를 나누면서 재밌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보고 동시에 가능성이 있느냐를 체크한다. 또 MC들이 워낙 쟁쟁하시니까 그분들 앞에 서서도 떨지 않고 자기를 어필할 수 있나도 중요하다. 얼마나 엉뚱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지 4차원적 매력 포인트나 원래는 조신한데 반전 매력을 가진 것도 좋다. 예능에 나와서 꼭 인지도를 높이면 좋겠다는 절실함도 필수다. 그런 적극성이 없이 가만히 앉아 있으면 녹화가 엉망이 된다. 우리 프로그램은 다른 프로그램에 나왔지만 통편집된 것도 주워먹기 하고 있다. 개인기 열 개 준비했는데도 안 되는 분들은 뭐라도 끌어내서 빛을 내게 노력을 한다. 눈싸움을 잘 하냐, 공기라도 잘 던지냐고 물어보고 그런 것들도 개인기가 될 수있다. 많이 물어봐서 방송용으로 잘 될 수 있도록 어드바이스를 해주려고 한다."
- 벌써 두 번째 녹화까지 마친 상태다. 선후배간 케미가 잘 나왔다.
"녹화가 아주 재밌게 됐다. 대부분 신인들이다 보니까 초반에 많이 떠는데 한 두 시간 지나면 적응이 되더라. 그러면서 MC들한테 들이대는 부분이나 자기PR하는 부분에서 기존 방송인들 못지 않게 잘 하더라. 선후배 간의 케미도 기대했었는데, 광희가 같은 소속사 후배 임팩트 태호를 데리고 나와서 어떻게든지 만들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더라. 태호 개인기가 제대로 안 풀리면 괜찮다고 격려해주고 무대 위에서 못하고 있으면 살려주려고 양념도 더하고. 굉장히 잘 했다. 괜히 '무한도전' 멤버가 아니더라. 딘딘하고 지투도 나왔는데, 사실 딘딘 같은 경우는 선배 포지션이 애매했지만 끌어주는 것은 상대적인 거라 괜찮더라. 누구를 끌어주는 데에는 천재적인 것 같더라. 이수근도 극찬했다."
- 드디어 오늘(10일) 첫 방송이다. 시청자들이 주목할 만한 관전 포인트가 있나. 
"신인들이 과연 얼마나 자기의 끼를 선보이느냐가 중요하다. 보통 예능 신인 오디션이 아니라 선배들이 후배들을 땡겨주는 콘셉트이기 때문에, 평상시 알고 지내선 선배가 후배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또 굉장히 끼가 많은  새로운 신인들이나 제야에 묻혀있던 중고 신인들의 끼를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뿐만 아니라 김구라 씨하고 이수근 씨 같은 경우 2011년 방송됐던 '명 받았습니다' 이후 같이 프로그램을 한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의 케미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