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간적인 전력의 열세, 힘든 경기 일정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주전 리베로 김해란(32)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2016 KOVO컵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KGC인삼공사가 준우승에 머물렀다.
KGC인삼공사는 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KOVO컵 프로배구대회’ IBK기업은행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졌다. KT&G 시절이었던 2008년 이후 이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 인삼공사는 막판까지 분전했으나 결국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정규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인삼공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서남원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하며 분주한 행보를 보였다. 기존 팀의 주전 레프트 선수들이든 이연주와 백목화가 팀을 떠난 대신 장영은 김진희 최수빈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기에 세터에서 센터 및 라이트로 포지션을 전환한 한수지 카드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선수들이 패배의식을 떨쳐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조별예선 통과에 이어 2일 준결승전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인삼공사는 이날도 IBK기업은행의 높이에 수비로 버티며 1세트 초반에는 6-2까지 앞서 나가기도 했다. 높이에서 나오는 기업은행의 공격을 끈끈한 수비로 받아내며 선전했다. 그러나 그 수비의 핵심인 김해란의 부상에 무너졌다. 인삼공사로서는 가진 전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으니 패배가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6-2 상황에서 이재은이 상대 코트로 공을 넘긴다는 것이 박정아의 블로킹을 맞고 떨어졌다. 여기서 김해란과 최수빈이 동시에 커버를 들어갔는데 두 선수가 엉키면서 김해란의 오른팔에 충격이 왔다. 김해란은 고통과 함께 일어나지 못했고 경기에 뛸 수 없다는 사인이 벤치로 들어갔다. 트레이너들의 부축을 받으며 코트에서 나온 김해란은 결국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오른 팔꿈치 부상. 인대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아이싱을 받으며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여 최악의 경우는 면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국가대표 리베로로 여전히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김해란은 확 바뀐 인삼공사의 리시브 라인을 지켜야 할 선수다. 김해란의 대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삼공사의 리시브 라인도 급격히 흔들렸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한수지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리시브를 받았으나 김해란만한 안정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인삼공사는 리시브 라인이 급격하게 흔들렸고 이는 기업은행의 높이에 눌리는 원인이 됐다. 인삼공사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김해란의 공백을 느끼며 정상 도전에 실패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