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의 김현수(28)가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미국 언론의 인정을 받았다.
3일(이하 한국시간) 볼티모어와 뉴욕 양키스전을 중계한 미국 현지 방송사는 경기 도중 '루키 오브 더 이어'(올해의 신인상) 후보를 자막으로 소개했다.
김현수는 5명의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중계진은 김현수를 비롯해 마이클 풀머(디트로이트 투수), 타일러 나퀸(클리블랜드 외야수), 게리 산체스(뉴욕 양키스 포수), 노마 마자라(텍사스 외야수) 등 5명을 뽑았다.
풀머는 159이닝을 던지며 11승 7패 평균자책점 3.06 탈삼진 132개를 기록했다. 투구 제한으로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해 평균자책점 순위에 들지 못했다. 리그 1위는 애런 산체스(토론토, 3.00)였다.
나퀸은 타율 0.296 출루율 0.371 14홈런 43타점 2루타 18개로 시즌을 마쳤다. 나퀸은 6~7월 '이달의 신인'에 뽑혔다. 마자라는 타율 0.268 20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마자라는 4~5월 이달의 신인. 산체스는 단 53경기만 뛰고 타율 0.299 20홈런 42타점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산체스는 8월 이달의 선수와 이달의 신인을 동시에 수상했다.
김현수는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후보들에 비해 수상 경력, 홈런, 타점이 떨어지지만 타율은 3할대다. 신인상은 풀머가 유력하지만,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후보로 꼽힌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하더라도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김현수는 대반전을 이루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당당히 신인왕 후보에 언급될 정도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이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구단은 김현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려 했다. 계약 조건에 포함된 마이너리그 거부권으로 버틴 김현수는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시즌을 시작했다.
개막전에서 홈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지만, 이후 플래툰 시스템의 한계를 딛고 3할 타율로 자신의 가치를 알려나갔다. 4월 주로 대타로 나와 타율 0.600(15타수 9안타)를 기록한 김현수는 좌투수 상대로는 철저하게 벤치 신세였지만 우투수 상대로 3할 본능을 이어갔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점점 달라졌다.
지난 9월 29일 토론토전에서 1-2로 뒤진 9회 대타로 나와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려 와일드카드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벅 쇼월터 감독도 시즌 막판에는 "김현수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라고 인정했다. /orange@osen.co.kr
[사진] 매니 마차도-김현수(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지 TV 중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