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도 ‘끝판대장’으로 자리를 잡은 ‘돌부처’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첫 시즌은 팀의 와일드카드 좌절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빛났다.
오승환은 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팀은 피츠버그를 10-4로 제압하고 4연승하며 86승 76패로 시즌을 마쳤다.
세인트루이스는 4연승하고도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3위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LA 다저스를 스윕하며 똑같이 4연승했고, 87승 75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가 되어 뉴욕 메츠와 단판 승부를 벌인다.
이로써 오승환은 이번 시즌 76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라는 특급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불펜 투수로는 많은 79⅔이닝을 소화해 팀 공헌도도 높았고, 103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볼넷은 18개만 내줘 구위와 제구 능력을 한꺼번에 뽐냈다.
일반적이지 않은 그의 투구 폼에 빅리그 타자들도 한 시즌 내내 타격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90마일 중반대를 꾸준히 찍는 위력적이고 무게감 있는 포심 패스트볼과 더불어 알고도 치기 힘들다는 슬라이더까지 힘을 발하며 그는 승승장구했다.
셋업맨으로 시작해 마무리로 끝난 오승환의 빅리그 첫 시즌은 누가 보더라도 기대 이상이었다. 20세이브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아쉬울 수도 있지만, 시즌 중에 마무리로 돌아서서 19세이브를 올린 것도 대단한 기록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nick@osen.co.kr
[사진] 세인트루이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