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순위확정 시기에 따라 선발진 변화
최상의 시나리오는 오늘이 허프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LG 트윈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32)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으려 한다.
LG는 3일 대구 삼성전 선발투수로 허프를 예고했다. 4위에 자리하고 있는 LG는 지난 2경기 패배로 5위 확정 매직넘버 ‘1’을 지우지 못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4경기 남은 상황. 앞으로 4경기 중 3경기를 잡으면 5위는 물론, 4위도 자력으로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LG에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남은 경기 전승이 아니다. 가장 높은 승률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보기에 좋지만, 포스트시즌도 염두에 둬야한다. 서둘러 4위까지 확정짓고, 최고의 멤버로 오는 10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 돌입해야 한다. 다시 말해, 허프를 와일드카드 1차전에 선발 등판시켜야 한다.
LG가 3일과 4일 대구 삼성 2연전을 모두 승리하고, KIA가 3일 kt에 패하면, LG는 4일 4위 자리를 확정짓는다. 아니면 LG가 삼성 2연전 중 1경기를 가져가고, KIA가 3일 kt, 5일 삼성에 모두 패해도 LG는 4위가 된다. 어쨌든 LG는 다가오는 삼성과 2연전 중 최소 1경기는 잡아야 5위는 물론, 빠른 시점에서 4위 확정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LG가 삼성과 2연전에서 모두 패하고, KIA가 5일까지 모든 경기서 승리하면,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6일 사직 롯데전은 물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8일 잠실 두산전까지 전력을 다해야 할 수 있다. 8일 두산전에 허프가 선발 등판해야 할지도 모른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향후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여러 가지 안을 짜놓았다. 우리 순위가 언제 확정되느냐에 따라 선발 로테이션을 다르게 가져갈 것이다. 일단 마지막 주에는 4경기를 치르는 만큼, 우규민의 선발 등판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발 로테이션이 순서대로 돌아간다면, 3일 삼성전 허프-4일 삼성전 우규민-6일 롯데전 소사-8일 두산전 류제국으로 선발투수들이 나선다. 그러나 LG가 3일과 4일 모두 패하고, KIA가 계속 승리하면, 류제국이 6일 롯데전에, 허프가 8일 두산전에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4일이나 5일에 4위가 확정되면, 6일 롯데전부터는 선발진에 휴식을 줄 수 있다. 포스트시즌을 감안해 허프와 류제국은 그대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허프는 10일 와일드카드 1차전에, 류제국은 11일 와일드카드 2차전을 준비하게 된다.
결국 LG로선 이번 대구 삼성전이 허프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 되는 게 가장 좋다. 허프를 내세워 삼성을 잡고, 일찍이 4위 자리를 확정짓는다면, 허프는 6일을 쉬고 와일드카드 1차전에 나선다. 올스타브레이크에 앞서 LG에 합류한 허프는 12경기 69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9로 맹활약, LG가 후반기 기적을 연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허프는 8월 13일 대구 삼성전에선 7이닝 6실점으로 고전했다. 제구가 흔들렸고, 구속도 평소와는 다르게 140km대 중반에 머무르면서 KBO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자책점을 기록했다. 허프는 당시 부진했던 원인에 대해 “마운드 상태가 굉장히 낯설었다. 마운드가 미끄러워서 투구 밸런스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LG가 이번 삼성전을 가져가려면, 허프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마운드에 익숙해져야 할 듯하다. 이래저래 LG는 허프가 호투로 승리를 이끌어주길 기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프는 8월 13일 삼성전 이후 6경기에서 39이닝을 소화하며 4승 0패 평균자책점 1.85를 기록하고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