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 시즌 첫 승·15승 모두 고향 대전서
"첫 승할 때만 해도 멋 몰랐는데 15승까지"
"그때는 멋모르고 던졌는데…".
신인왕이 확정적인 신재영(27·넥센)에게 대전은 뜻 깊은 곳이다. 대전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프로 데뷔 첫 승을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거뒀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5승을 거둔 곳도 대전이었다. 시즌 시작과 끝을 모두 대전에서 끊고 맺음이 완벽했다.
시간이 거슬러 올라가 지난 4월6일. 신재영은 이날 한화 상대로 프로 1군 데뷔전을 가졌다. 그것도 선발이었다.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이며 주목받고 있었지만 무명 투수이었다. 그랬던 신재영이 180일이 흐른 뒤 15승 투수로 우뚝 섰다.
데뷔전 첫 승이 있었기에 가능한 15승이었다. 당시 신재영은 7이닝 8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 역투로 역대 3번째 데뷔전 무사사구 선발승 기록을 썼다. 무난한 투구였지만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1회 시작부터 안타 4개를 맞고 2실점했고, 2~3회에도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가 있었다.
같은 날 한화 선발투수였던 신인 사이드암 김재영은 1⅔이닝 2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반면 신재영은 초반 위기를 극복하자 4~5회 연속 삼자범퇴로 안정감을 찾아 7회까지 던졌다. 이튿날 염경엽 감독은 "공격적으로 승부한 과정이 결과보다 좋았다. 시작이 좋기 때문에 더 희망적이다"고 앞으로 활약을 기대했지만 15승까지 할 줄은 몰랐다.
15승을 거둔 뒤 신재영은 "첫 승에 이어 15승도 대전 고향에서 했다. 야구장에 오신 부모님 앞에서 15승을 하게 돼 더 기분이 좋다"며 "데뷔전 때 멋모르고 던졌지만 첫 승이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때만 하더라도 10승이나 15승은 생각도 못했다. 꾸준하게만 던지자고 했는데 결과가 잘됐다. 이제는 조금 알아가다 보니 스스로 잔꾀를 부리는 것 같다. 데뷔전처럼 잔꾀 부리지 않고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멋모르고 거둔 첫 승이 계기가 돼 자신감을 얻었고, 10승을 넘어 15승까지 만든 것이다. 어느 선수든 터닝 포인트라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신재영에겐 1군 데뷔전이었던 4월6일 대전 한화전이 그랬다. 넥센 벤치에서도 경기 초반 흔들림에 개의치 않고 인내하며 끌고 간 것이 창단 첫 토종 15승 투수로 열매를 맺었다.
1군 데뷔 첫 시즌 신재영의 성적은 29경기 165⅔이닝 15승7패 평균자책점 3.86. 신인왕은 만장일치로 따 놓은 당상인 신재영에겐 첫 가을야구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다보다는 원래 해오던 대로 과감하게 하면 좋을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앞으로 목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막자는 생각뿐이다"는 데뷔 첫 승 소감과 닮았다. /waw@osen.co.kr
[사진 아래] 4월6일 한화전에서 데뷔 첫 승을 한 날 신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