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울컥했습니다".
지난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6 33라운드 수원더비는 우중혈투가 벌어졌다. 수원 삼성과 수원FC의 '수원더비'가 치열한 접전으로 이어졌다. 난타전 끝에 승리는 수원FC의 몫. 경기를 마친 수원 삼성 팬들은 잔뜩 화가났다.
최근 불안한 팀 사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마저 패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것.
분이 풀리지 않은 수원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돌아가지 않고 선수들이 나오는 출구로 향했다. 100여명의 팬들은 수원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구단 프런트 선수단과 대화를 요구한 수원팬들 앞에 가장 먼저 나선 이는 주장 염기훈이었다.
그는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던 그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팬들을 만나고 경기장을 빠져 나간 염기훈은 "정말 울컥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수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주차장까지 찾아 주신 팬들을 보니 눈물이 나오고 말았다. 정말 진심으로 죄송했고 마음으로 표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염기훈이 팬들과 약속한 것은 무기력한 모습을 변화하겠다는 것. 최근 불거진 문제들에 대해 크게 언급하지 않은 염기훈은 "모두 우리의 잘못이다. 경기 외적으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변명은 할 수 없다. 경기력과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따라서 앞으로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현재 수원의 상황은 좋지 않다. 8승 16무 10패 승점 37점으로 인천(11위, 35점)-수원FC(12위, 33점)에 맹렬히 추격 당하고 있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것 뿐만 아니라 강등권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따라서 하위 스플릿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염기훈은 "팬들에게 말로 변명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경기장에서 증명해야 한다. 비록 올 시즌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더이상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