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PS 좌절' 롯데, 올해도 가을은 없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0.02 17: 19

롯데 자이언츠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시즌에도 롯데와 부산에 가을야구는 없었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6-11로 패했다.  
같은날 KIA가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두면서 남아있던 트래직넘버 2가 한꺼번에 없어졌다.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롯데의 가을야구 희망은 사라졌다.

롯데는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롯데는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것을 시작해 '8888577'이라는 비밀번호의 불명예를 안았고 암흑기를 만들었다. 이후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중흥기가 펼쳐지는 듯 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올시즌까지 다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새로운 암흑기가 만들어졌다. 
롯데는 지난해 선임한 이종운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하고 조원우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앉혔다. 2년 연속 초보 감독을 선임한 롯데의 결단이었다.
아울러 FA 시장에서 토종 선발 자원인 송승준을 4년 40억원, 외부 FA인 윤길현을 4년 38억원, 손승락을 4년 60억원에 붙잡았다. 총 138억원을 들여 FA 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했다. 특히 지난해 문제로 제기된 불펜 고민 해결을 위해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 한층 강화된 전력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감독 초년차' 조원우 감독은 관리 야구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시즌을 임했다. 지난해와는 달리 윤길현과 손승락이라는 확실한 불펜 보직을 정해놓았고, 주전들과 불펜들 역시 관리를 하며 긴 시즌을 대비했다. 조급하게 시즌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주요 전력 자원이었던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조원우 감독의 구상이 삐걱거렸다. 선발진에서 송승준과 고원준(현 두산)이 연달아 부상을 당했다. 주전 유격수로 캠프 기간 맹훈련을 받았던 오승택도 장기 부상으로 이탈했고, 황재균과 문규현도 한 번씩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제대로 된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면서 롯데는 백업진에 의존해야 했고, 매 경기가 힘겨웠다. 연승은 달리지 못했지만, 연패를 당하는 빈도가 많았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힘을 내면서 39승43패(승률 0.476)를 기록, 5위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했다.
후반기 시작은 KIA와 한화를 상대로 한 홈 6연전이었다. 5강 경쟁팀들과의 직접적인 맞대결이었다. 후반기 판도의 가늠대였다. 롯데는 이 가늠대를 넘었다. 6연전에서 4승2패를 거두면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5강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다음주 상대한 LG와 kt를 상대로 1승 후 5연패를 내리 당하며 급격한 하락세에 빠졌다. 이후에도 롯데는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했다. 8월 월간 승률 3할9푼1리(9승14패)로 급전직하하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9월 뒤늦게 11승10패를 기록하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지만 결국 롯데는 10월의 둘째날, NC에 패하며 가을야구 진출이 최종 좌절됐다.
선발진의 공백이 있었다고는 하나,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외인 원투펀치가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고, 짐 아두치는 마약성 진통제 옥시코돈을 복용해 도핑테스트에 걸려 퇴출됐다. 대체 외인 저스틴 맥스웰도 훈련 중 부상을 당하며 사실상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아울러 몇 년간 계속된 빈약한 백업층으로 인해 올시즌과 같은 주전들의 줄부상 기간 동안 전력을 온전히 메우지 못했고, 관리라는 명목 하에 상승세를 잇지 못하는 패착이 있었다. 또한 특정팀(NC)를 상대로 1승15패라는 최악의 천적관계에 시달리며 시즌 자체가 꼬였다.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된 이날 역시 NC에 패했다.
결국 롯데는 이날 사직구장을 찾은 1만5347명의 관중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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