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피날레였다. 넥센 중고 신인 사이드암 신재영(27)이 1군 데뷔 첫 시즌을 15승으로 마무리했다.
신재영은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넥센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신재영 개인적으로는 지난달 1일 고척 SK전에서 14승을 거둔 이후 한 달만의 승리로 4번째 도전 만에 첫 15승 고지에 올랐다. 역대 KBO리그에서 데뷔 첫 시즌부터 15승을 달성한 건 21번째 기록으로 국내 선수로는 13번째. 사이드암 계열 투수로는 1989년 해태 이강철 이후 27년 만이다.
넥센 팀으로 볼 때도 역대 4번째이자 선수로는 3번째 15승 투수가 됐다. 넥센 토종 투수로는 2008년 창단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2008년 장원삼(12승) 마일영(11승), 2009년 이현승(13승)이 두 자릿수 토종 투수로 활약했지만 2010~2015년 6년간 10승 토종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 사이 2012년 브랜든 나이트가 16승, 앤디 밴헤켄이 2014년 20승, 2015년 15승으로 외인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 넥센은 드디어 떳떳하게 에이스라 부를 수 있는 토종 투수를 배출했다. 지난 2년간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사이드암 신재영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 전까지 1군 경험이 전무한 무명 투수였지만 캠프와 시범경기 때부터 가능성을 보이더니 대형 사고를 쳤다.
1군 데뷔 첫 시즌부터 29경기 모두 선발등판한 신재영은 165⅔이닝을 던지며 15승7패 평균자책점 3.86 탈삼진 98개를 기록했다. 볼넷은 불과 21개로 9이닝당 볼넷 1.14개. 역대 16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최저 기록이다.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며 15승을 따냈다. 신인왕은 이미 확정적이다.
15승을 거둔 이날 경기도 신재영다운 투구가 펼쳐졌다. 5⅓이닝 동안 22타자를 상대한 신재영은 무려 21번이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뺏어냈다. 1회 2사 2루에서 김태균에게만 볼을 던졌을 뿐 나머지 타자들에겐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 볼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도 무사사구로 경기를 마친 신재영은 시속 130~141km 직구(26개)보다는 주무기로 120~129km 슬라이더(45개) 체인지업(2개) 커브(1개) 등 변화구를 적극 활용했다. 5회 1사 2루 위기에서 정근우-하주석을 연속 삼진 처리할 때도 슬라이더가 절묘하게 떨어졌다.
이로써 신재영은 정규시즌 모든 일정을 마쳤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15승을 하게 되면 오늘 경기가 시즌 마지막 등판이다"고 선언했다. 신재영도 "15승을 하기까지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하던 대로 늘 과감하게 투구하겠다"고 가을야구 활약을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