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강렬한 선제포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와일드카드 꿈을 한때 위기에 빠뜨렸다.
강정호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팀의 5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시즌 21호 홈런 포함 4타수 !안타 3타점을 올렸다.
홈런이 터진 것은 1회초 첫 타석. 2사 1, 2루에 첫 타석을 맞이한 강정호는 세인트루이스 선발 마이클 와카와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1B-1S에 들어온 체인지업(87.6마일)을 좌월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0-0의 균형을 깨는 선제 홈런이었다.
흔들리던 와카는 강정호의 홈런 한 방에 무너졌다. 어깨 부상에서 복귀 후 불펜에만 있었던 그는 선발 복귀전에서 초반부터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1이닝만 던진 채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하고 2회초 미겔 소콜로비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야말로 같은 지구 라이벌이기도 한 세인트루이스의 희망을 꺾는 홈런이었다. 이날 이전까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3위를 달리고 있던 세인트루이스는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1경기차로 추격하고 있었다.
강정호의 홈런에 세인트루이스의 꿈은 산산조각 날 뻔했다. 3점을 뒤지고 있던 세인트루이스는 6회말 공격에서 대타 맷 홀리데이의 우전적시타 포함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강정호의 홈런이 위협적이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편 강정호는 이날 홈런을 통해 3경기 동안 이어졌던 무안타 부진도 극복했다. 그는 지난 3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으나 타순이 한 계단 내려온 뒤 부담을 벗어던진 듯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전날 쉰 오승환은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하고 19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선두타자 강정호를 상대로는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nick@osen.co.kr
[사진] 세인트루이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