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쟁이’ 찰스 로드가 유재학 감독을 만나 순한 양이 됐다.
울산 모비스는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 KCC 아시아프로농구 챔피언십 1차전에서 뉴질랜드리그(NBL) 챔피언팀 웰링턴 세인츠를 85-72로 격파했다. 모비스는 KCC, 쓰촨 블루웨일스(CBA)와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비시즌 모비스는 야심차게 외국선수 찰스 로드를 영입했다. 로드는 실력은 좋지만 다혈질로 관리가 힘든 대표적 선수. 로드는 일본전지훈련에서 지각을 했다가 유재학 감독의 불호령을 듣고 경기도 뛰지 못했다. 결국 사태는 로드의 사과로 일단락이 됐다.
유 감독은 외국선수라도 훈련에 예외를 두는 경우가 없다. 만수의 조련에 로드도 모비스맨이 다됐다.
선발센터로 들어간 로드는 컨디션이 좋아보였다. 그는 덩크슛을 터트리며 특유의 ‘다 비켜!’ 포즈를 취했다. 로드는 바스켓카운트를 얻는 등 1쿼터 7득점을 몰아쳤다. 문제는 수비였다. 의욕이 과했던 로드는 1쿼터에만 불필요한 파울을 3개나 범했다. 로드는 곧바로 유 감독의 눈치를 살폈다. 예외 없이 벤치행이었다. 유 감독은 2쿼터 내내 로드를 벤치에 뒀다. 모비스가 예상외로 20점을 앞서며 로드가 활약할 필요도 없었다.
로드는 3쿼터에 다시 나왔다.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적극적이었다. 206cm의 뉴질랜드 센터가 던진 슛이 로드의 손에 걸렸다. 로드는 3쿼터에만 블록슛 4개를 기록했다. 자신만만했던 포즈가 다시 나왔다. 로드는 수비에서 파울을 범했고, 7분 만에 벤치로 쫓겨났다. 4쿼터 다시 등장한 로드는 호쾌한 덩크슛을 터트렸다. 그는 20점, 6리바운드, 4블록슛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로드가 몸이 안됐다. 몸이 안 올라온다. 파울을 조심하라고 탈의실에서도 이야기하고, 나가기 전에도 이야기했는데 안 되더라. 그래도 로드가 말을 잘 듣는다. 하루 세 번 운동을 하고 있다. 아파트 생활도 안하고 숙소에서 선수들과 같이 있으라고 했다. 알았다고 하더라”면서 만족한 눈치였다.
주장 양동근도 로드에게 합격점을 줬다. 그는 “로드가 말을 엄청 잘 듣는다. 지각하고 한번 하더니 그 이후로 말을 잘 듣는다. 밥 먹을 때도 외국선수들이 한국식으로 인사한다. 워낙 성격이 좋은 선수들”이라며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로드가 골밑에서 힘을 써주면서 모비스는 한숨을 돌렸다. 신인드래프트서 ‘빅3’를 놓치더라도 원하는 포지션의 보강이 가능해졌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이 나이가 많다. 앞선도 있어야 하고, 슈터도 필요하다. 센터는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다. 최준용이 온다면 물론 본인도 좋고 우리 팀도 좋을 것이다. 신인 7~8명 정도는 순위가 거의 정해져있다. 나오는 순서대로 가장 좋은 선수를 뽑겠다”고 선언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학생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