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양현종, 정상급 성적에도 9승에 그쳐
레일리·피어밴드, QS 패전 5번 '공동 2위'
야구는 팀 스포츠다. 제 아무리 개인이 잘해도 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매년 등장하는 '불운의 투수'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올 시즌 최악의 불운에 시달리고 있는 투수로는 SK 메릴 켈리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켈리는 올 시즌 리그 최다 200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5위(3.68) 탈삼진 2위(152개)에 퀄리티 스타트(QS) 20번을 기록 중이다. 그 중에는 7이닝 이상을 던진 QS+가 14경기로 리그 최다에 빛난다.
그러나 켈리는 9승(8패)에 머물러 있다. QS 20경기에서 8승을 올렸지만, 3패와 함께 승패없이 물러난 '노디시전'이 9경기 있다. QS+ 14경기에서도 6승을 올렸지만 2패에 노디시전 6경기. 9이닝당 득점 지원 4.85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17명 중 15위에 불과하고, 불펜이 날린 승리도 5번 있다.
켈리 못지않게 불운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투수가 바로 KIA 에이스 양현종이다. 양현종도 올 시즌 전체적인 성적은 리드 정상급이다. 평균자책점 4위(3.56) 이닝 3위(194⅔이닝) 탈삼진 3위(143개)에 리그 최다 22번의 QS로 안정감에서는 최고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9승으로 두 자릿수 승수는커녕 12패로 승보다 패가 더 많다. QS 22경기에서 9승을 거뒀지만 6번의 패배로 QS 최다 패전을 기록 중이다. QS+ 9경기에도 4승3패에 만족하고 있다. 9이닝당 득점 지원이 4.25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중 최저이고, 불펜이 5번의 승리를 날렸다.
켈리와 양현종이 워낙 독보적이지만 롯데 브룩스 레일리도 적잖은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레일리는 올 시즌 29경기 173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9위(4.21)에 올라있지만 7승9패에 그치고 있다. 9패 중 5패가 QS 경기. QS 15경기에서 5승5패로 승률 5할이다. 득점지원도 5.33으로 13위, 하위권이다.
넥센에 이어 kt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라이언 피어밴드도 30경기에서 178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2위(4.43)에 랭크돼 있다. 그러나 7승13패로 승보다 패가 두 배 가까이나 많다. 피어밴드 역시 QS 패전이 5번으로 레일리와 이 부문 2위에 있다. 불펜에서도 4번의 승리를 날리며 좌절감을 안겼다.
레일리와 피어밴드는 10승이 물 건너갔지만 켈리와 양현종에겐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최소 한 번의 선발등판 기회가 더 기다리고 있다. 켈리와 양현종이 지긋지긋한 불운을 뒤로 하고 1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 남은 시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waw@osen.co.kr
[사진] 켈리-양현종-레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