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정규 시즌 2위를 차지한 NC 다이노스가 팀 성적과는 반대로 선수단의 사건, 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승부 조작, 가정사(폭행 논란)에 이어 음주 운전까지 터졌다. 게다가 '정의, 명예, 존중'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는 NC 구단은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빈축을 사고 있다.
배석현 NC 단장은 29일 삼성과 더블헤더 2차전 도중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30)의 음주 운전 사실을 취재진들에게 알렸다.
배 단장은 "테임즈가 지난 24일(토요일) 경기 후 밤 11시경 어머니와 함께 멕시칸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가 칵테일 2잔을 마셨다. 이후 차를 운전해 집으로 귀가하다가 음주 측정을 당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정지 수준인 0.056%(처벌기준 수치는 0.050%)가 나왔다. 26일 마산 중부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NC는 지난 24일 일어난 사건을 김경문 감독에게는 알리지 않고 5일이나 숨겼다. 대표, 단장, 운영본부장 등 수뇌부만 정보를 공유했다.
25일 롯데전과 27일 삼성전에 백업 선수에게 출장 기회를 주면서 테임즈는 쉬었다. 29일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출장해 결승타 등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2차전에도 선발 출장했다가 1회말 대타로 부랴부랴 교체됐다.
1차전이 끝난 후에서야 김 감독이 '음주 운전' 사실을 뒤늦게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모두 내 책임이다. 알았다면 출장시키지 않았다. 2차전 수비로 나가 있는데 (음주운전 사실을) 전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1회 수비는 하고 교체했다"고 고개 숙였다.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상황에서 경기에 출전시킨 것에 비난 여론이 드세다. 감독에게 미리 알렸다면 출장시키지 않았을 것이고, 선수단을 이끄는 감독에게 당연히 알렸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다.
구단이 내세우는 '정의, 명예, 존중'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일처리였다. 배 단장은 "최근 구단에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서 감독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어설픈 해명을 했다. 과연 5일 동안 무슨 의도를 갖고 숨겼는지 의문이 든다.
# 올 시즌 NC의 주요 사건 사고
7월 20일 이태양, 승부조작 사실 발표(21일 창원지검 브리핑)
7월 30일 이재학, 승부조작 연루 의혹으로 1군 엔트리 제외
8월 4일 이민호, 사생활 물의로 구단 자체 징계(벌금 1000만원)
8월 9일 이재학,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참고인 조사
8월 26일 이태양,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000만원 선고
9월 29일 테임즈, 음주 운전 적발(24일) 사실 발표
NC는 올해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 하순에는 투수 이태양(23)이 승부 조작 혐의로 창원지검에 기소됐다. NC는 6월 하순 사실을 알고 한 달 동안 숨겨오다가 검찰 브리핑을 10여시간 앞두고 밤에 승부조작 사실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이태양은 지난 8월말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000만원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 받았다.
7월 말에는 투수 이재학(26)이 승부조작 연루 의혹을 받았다. NC는 7월 30일 이재학이 1군 엔트리 제외를 발표했다. 이재학은 의혹에 대해 결백하다고 주장했으나, NC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엔트리를 제외했다고 밝혔다. 언론 매체의 주목을 가장 덜 받는 토요일에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재학은 8월초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8월 16일 1군에 복귀했다. 수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고 이다.
8월초에는 투수 이민호(23)가 가정사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민호의 아내가 SNS에 이민호의 외도를 폭로하며 부부 싸움 도중 폭행당했다며 멍든 팔 사진 등을 올렸다.
NC 구단은 "이민호가 말다툼을 하고 택시를 타고 가려는 아내를 말리다가 멍이 든 것이고 폭행은 아니다. 아내와 이혼 소송에 들어갔다"고 밝혔고, 며칠 뒤 이민호에게 벌금 1000만원과 사회봉사활동 50시간의 구단 자체 징계를 내렸다.
NC는 이태양의 승부조작 사건 이후 "구단 운영 전반에 대해 체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선수단 관리에 연이어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음주 운전 사실을 숨기려 하는 등 사태 수습에도 올바르지 못했다. '정의 명예 존중'의 슬로건이 허울에 그치지 않도록 자정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