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몬스터' 강지환, 다음엔 로코로코+멜로멜로 콜? [인터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09.30 09: 21

"50부작, 정말 힘들더라고요"
계절을 세 개나 거친 뒤 MBC 월화극 '몬스터'가 지난 20일 안방을 떠났다. 무려 50부작으로 반 년 동안 시청자들을 만난 것. 호흡이 긴 복수극으로 마니아층을 형성,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몬스터'가 맞붙었던 경쟁 프로그램들은 쟁쟁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백희가 돌아왔다', '구르미 그린 달빛', '닥터스' 등이 그것. 그럼에도 '몬스터'는 탄탄한 마니아 시청자들 덕분에 선전했다. 

그 중심에 주인공 강지환이 있었다. 그가 연기한 남자 주인공 강기탄은 악의 끝판왕 변일재(정보석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일생을 바친 인물. 50회 동안 시청자들 역시 그와 한 마음으로 권선징악을 부르짖었다. 
강지환 역시 50회 동안 오롯이 강기탄을 살았다. 복수에 성공했으니 홀가분했을 터. 지난 27일 강지환은 드라마를 멋지게 마무리한 기념으로 취재진과 만나 소탈한 이야기 시간을 가졌다. 
◆"성유리 아닌 조보아와 맺어지길 바랐지만"
-무려 50부작이다. 소감이 특별할 텐데
"2월부터 9월까지 촬영했다. 8개월 동안 찍은 건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웃으면서 마무리해 서운한 것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크다. 작가님이랑 배우들이랑 뒤풀이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촬영이 끝난 후를 조촐하게 보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돈의 화신' 때엔 24부작이라서 주인공에 타이트한 포커스가 맞춰졌다. 반면 이번 작품에는 많은 캐릭터가 나오니까 포커스가 분산돼 주인공으로서 서운한 게 없지 않았다(웃음). 하지만 난 작가님의 성향을 잘 아니까 연기하기에 편했다.. 내가 아는 걸 배우들과 의논하면서 촬영했다."
-열린 결말인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나?
"속시원하진 않았지만 만족스러웠다. 누군가를 처절하게 응징하는 걸로 마침표를 찍었다면 뭔가 먹먹했을 텐데 열린 결말로 끝나서 뭔가 남겨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시즌2를 기대하는 건 전혀 아니다. 다만 로맨스에 있어서 욕망 있는 성유리보다 지고지순한 조보아를 내심 바라긴 했다. 야망녀보단 순정녀가 좋다."
-그래도 복수에는 성공했다
"벌을 받아 마땅한 변일재 아닌가. 마지막에 변일재의 사형을 암시하는 대목이 있었다. 그래서 촬영 때 직접 그 신을 보러 갔다. 그동안 변일재 때문에 하도 많이 고생해서 가실 때(사형될 때) 직접 가서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 신 촬영을 직접 봤다."
◆"진짜 몬스터가 돼 가는 듯"
-쟁쟁한 선배들과 합을 맞췄는데
"정보석 선배랑 붙을 때 가장 떨렸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배우로서 한 획을 그었던 분이니까. 무엇보다 데뷔 때 '리틀 정보석'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나다. 원래부터 뵙고 싶었고 잘 보이고 싶었다. 다행히 선배가 많이 배려해 주시고 칭찬해 주셨다. 다음 주에 형님 댁에 놀러간다. 많이 친해져서 기쁘다."
-50부작을 이끌면서 사고랑 아픔이 많았다
"기존 미니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중간에 여유가 조금 생겼다가 막판에 밤새 찍는 편인데 이번에는 50부작인데다 30회 이상을 밤샜다. 촬영이 있으면 늘 트렁크에 짐을 싸서 나왔다. 그러다 보니 장염에 걸려서 고생했고, 경부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도 당했고 촬영하면서 화상도 입었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제목이 '몬스터'니까 '내가 괴물이 되려나 보다' 라고 최면을 걸었다." 
◆"복수극 했으니 이젠 다른 장르도"
-어느새 복수극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이 생겼는데
"의도해서 작품을 고른 건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돈의 화신'부터 '빅맨', '몬스터'까지 복수극이 됐다. 다양한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에 차기작을 고를 땐 신경을 써야겠다."
-로코로코, 멜로멜로한 작품 어떤가?
"나는 원래 멜로 배우였다. 장르마다 장점이 있다. 여러 장르를 해 봤으니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든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물도 언제나 좋다."
-마니아층을 이뤄준 시청자들이 특히 고마울 것 같다
"'닥터스'랑 맞붙어서 시청률이 떨어졌을 땐 솔직히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버티다 보니 한 작품이 오고 두 세 작품이 거쳐가더라. 하지만 우린 마니아층이 확실했다. 10%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했다. 리우 올림픽도 크게 상관 없었다. 시청률 수치에서 기복이 컸다면 힘들었을 텐데 길고 끝까지 간 건 '몬스터'만의 힘이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화이브라더스 제공,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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