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묘하다. 기쁜 날인데 마음이 무겁다."
NC가 29일 삼성과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2년 연속 정규시즌 2위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마음 편하게 웃을 수는 없었다.
더블 헤더 2차전이 시작된 후 외국인 타자 테임즈의 음주 운전 사실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배석현 NC 단장은 "테임즈가 지난 토요일(24일) 어머니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칵테일 2잔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음주 단속에 걸렸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56%(처벌 기준 0.050%)가 나와 면허 정지가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NC 구단 수뇌부는 김경문 감독에게 이 사실을 숨기다 이날 더블 헤더 1차전이 끝난 후 알렸다. 하지만 1차전에 출장해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테임즈가 2차전에도 선발 출장한 직후였다. 뒤늦게 사실을 안 김 감독은 1회말 테임즈를 교체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선수 탓을 먼저 하기보다는 내가 선수단 수장으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알았다면 오더에 안 넣었다. 2차전 수비하러 나가 있는데 전해들었다. 어쩔 수 없이 1회 수비만 하고 뺏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2위 확정한 기분 좋은 날 무거운 표정으로 웃지도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를 이기고 있는데도 기분이 묘하더라. 올해로 감독 13년째다. 여러 일이 터져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NC는 당초 2위가 확정되면 1루 덕아웃 앞에서 선수단이 현수막을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행사도 취소했다. 기뻐야할 잔칫날에 테임즈의 음주 운전이 재를 뿌린 날이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