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라스' 독한 토크, 인기와 논란의 딜레마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09.30 07: 32

MBC '라디오스타'는 현존하는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독한 이야기가 오가는 토크쇼다. 그래서 다른 토크쇼에선 언급할 수 없는 민감한 주제가 나오고 여기에서 시청자들은 통쾌한 재미를 느끼곤 한다. 
그래서 출연진들은 안다. 섭외가 이뤄지면 웬만한 독한 대화를 나눠야 할 걸로 마음의 준비를 한다. 피할 수 없는 내용이 나오기 마련이니 사전에 MC들에게 "잘 부탁한다"는 애교 섞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고백한 게스트들도 여럿 있었다. 
그 정도로 '라디오스타' MC들은 게스트를 구워삶는데 1등인 베테랑들이다. 깐족거림과 독설을 넘나들며 게스트들을 맛있게 요리한다. 작가들은 게스트들과 사전 인터뷰를 토대로 더욱 독한 질문을 준비하고 MC들은 이를 맛깔나게 살리며 안방에 '빅 재미'를 선사한다. 

집단 토크, 게다가 정글과도 같은 '라디오스타'에서 살아남고자 게스트들 역시 스스로 '센 입담 거리'를 준비해온다. 자신의 분량을 확보하기 위해서인데, 출연만 했다하면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를 장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바로 '라디오스타'이기 때문이다.  
현란한 입담으로 이 프로그램에서 뜬 스타는 셀 수 없이 많다. 라미란도 '응답하라 1988' 이전에 '라디오스타'에서 '19금'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고 박나래 역시 '무한도전'보다 먼저 '라디오스타가' 발굴한 예능 블루칩이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의 독한 토크가 마냥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더 세고 더 재밌는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게스트들은 소위 말해 MSG를 치거나 방송에 부적합한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곳에서 톱스타 남자 친구의 스토킹 얘기를 한 여배우는 이후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독해야 살아남는 예능 '라디오스타'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가인과 서인영의 논란도 세게 얘기하고 더 세게 반응해야 재밌게 흘러가는 '라디오스타' 프로그램 특성상 벌어진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녹화 당시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제작진이 거듭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센 언니 특집'이라 과거 서인영의 '세 보였던' 일화를 언급한 가인. '라디오스타'에 맞게 강하게 받아친 서인영. 둘 다 토크쇼 게스트로 제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다만 시청자들이 불편하게 느낄 걸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 실수라면 실수였을까. 
어찌됐든 '라디오스타'가 무서운 곳인 건 확실한 사실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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